(희망+)(SOC는 힘!)미래를 살찌운다

by윤도진 기자
2009.04.01 13:40:10

<이데일리 창간 9주년 기획> `희망+ 코리아`
미래 SOC가 `新성장동력`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과거 대형 토목건설사업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오해 받곤 했습니다. 하지만 미래 SOC(사회간접자본, Social Overhead Capital)는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스마트 하이웨이, 4대강 살리기, 초장대교량 건설 등으로 조성된 미래 환경은 다양한 산업의 성장 발판이 될 것입니다" (편종근 대한토목학회장, 명지대 교수)
 
시대가 바뀌면서 SOC사업도 `환골탈태`하고 있다. 도로 철도 항공 수자원(발전) 등 SOC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은 인간 생활에 필수적이지만 환경오염, 자연파괴와 같은 개발 후유증도 가져왔다. 그러나 미래 SOC는 기존 토목기술에 첨단 기술을 접목, 인간을 배려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가 미래형 SOC 건설을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특히 건설업은 10억원을 투입할 때 16.6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나타나는 등 파급효과(전 산업 평균 14.7명)가 크고 생산유발계수도 2.02로 여타 산업(평균 1.92)보다 높아 침체기 경기 부양책의 중심에 있다.



미래 SOC 가운데 도로 분야에서는 `스마트 하이웨이(Smart Highway)`가 시도된다. 스마트 하이웨이는 주행하는 자동차 안에서 도로상황 등 각종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 사고와 교통 정체를 줄이는 동시에 시속 16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도로기술이다.
 
이를 위해 도로 위 안개나 노면 위 물·얼음을 제거하는 시스템을 갖춘 이른바 셀프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유지 보수 운영)가 도로에 접목된다.
 

▲ `스마트 하이웨이` 개념도(자료: 한국도로공사)


교량 분야에서는 `초장대교량(超長大, Super Bridge)`이 주목 받고 있다. 초장대교량은 단순히 교각 사이 길이가 2~3㎞에 이르는 긴 다리를 일컬을 뿐 아니라 태풍, 지진, 극한기후 등 자연 재해와 인재를 기술로 극복해 제어할 수 있는 교량을 말한다. 해외에서는 이탈리아 본토와 시칠리아섬을 잇는 세계 최대 경간장(교각과 교각 사이 길이) 3.3㎞의 현수교가 추진되고 있다.

초장대교량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초고층 빌딩 못지 않은 랜드마크가 될 수 있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국내에서는 경남 남해와 전남 여수 사이 가칭 한려대교(교량길이 4.2㎞)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도시교통 분야에서는 50~60m 깊이의 땅속에 길을 내는 `대심도(大深度) 전철·도로`가 시공간 개념을 초월하는 건설기술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경기도가 일산~동탄 등 수도권 3개 노선을 추진 중이다.
▲ 이탈리아 메시나 해협에서 추진중인 경간장 3300m 규모의 현수교 조감도(자료: 대림산업)




발전 분야에서도 친환경 신재생 발전시설을 건설하는 구상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특히 바다에서는 서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에 이어 조류·파력발전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우리나라의 해양 에너지원이 파력 6500㎿, 조력 6500㎿, 조류 1000㎿ 등 총 14GW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중 조류발전은 해수의 흐름이 빠른 곳에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명량해전으로 유명한 진도 울돌목에서 건설되고 있다.



울돌목의 경우 유속이 최대 13노트(초속 6.5m 정도)나 돼 소양강 수력발전소(20만㎾)의 절반에 해당하는 9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 울돌목 조류발전 시설 개요도(자료: 한국동서발전)

파력발전은 파도의 상하 및 좌우 운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 파도가 출렁이면서 발전 장치가 접히고 펼쳐지는 것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원리다. 국토부는 올해 파력 발전을 위한 실증 플랜트를 만들어 내년까지 시험 운영하고 2011년부터 상용화 할 계획이다.

풍력발전도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바람이 불규칙한 지상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바람이 부는 지상 200~300m 상공에 비행선을 띄운 `공중부양식` 풍력발전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편 축산분뇨 등 재생 자원을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통합형 바이오가스 발전시설 건립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축산분뇨, 음식물 폐수, 하수 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해 바이오가스와 전력, 냉난방을 위한 온수를 생산하는 것이다. 폐기물을 처리와 에너지 생산이 동시에 이뤄진다는데 그 매력이 크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이 같은 신 토목기술, 대체 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미래형 SOC 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스마트 하이웨이의 경우 정부가 2016년까지 1494억원(한국도로공사 1046억원, 민간 448억원)을 투입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2015년께 `제2경부고속도로` 일부(30㎞) 구간에서 시범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업체별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초장대교량 분야에서는 인천 영종대교·인천대교, 부산 광안대교 등의 세계적 장대교량을 우리 손으로 만든 실적을 바탕으로 업체별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전남 여수와 광양 사이에 세계 3위 길이(1545m)의 현수교가 놓여지고 있다.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해 정부는 1차 에너지 대비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오는 2015년 4.3%로 늘리고 2020년 6.1%, 2030년에는 11.0%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진행 중이다.

현재 세계 최대규모의 조력발전 시설이 서해에 건립되고 지역마다 바이오에너지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사용률은 2.4%(2007년 말 기준)로 OECD 국가 평균인 약 5%의 절반 수준이다.

권진봉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은 "SOC는 인체에 비유하자면 `뼈와 살` 같은 국가 산업의 기초이고, 미래형 SOC는 앞으로 먹고 살 터전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그 기초위에서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 같은 또 다른 국가성장 동력이 나오는 것인 만큼 민관이 기술개발과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목은 한자로 `土木`이다. 인간이 흙과 나무를 이용해 환경을 개척한 것에서 유래했다. 영어로는 `civil work`, 공공의 공간을 만드는 일을 뜻한다. 인간 생활의 터전이 될 사회간접자본을 만드는 모든 대역사(大役事)가 바로 토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