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폭등..시장 안정화 조치 `환영`

by전설리 기자
2008.09.20 03:03:10

美 부실채권 매입기구 설립 추진
799개 금융주 공매도 한시적 금지
`MMF 환매 막자`..500억弗 투입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폭등세를 타고 있다.

잇단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발표되자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금융불안감이 진정되면서 폭발적인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채권 정리에 수 천억달러의 세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성명을 통해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1년간 원금을 보장하고 은행권 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799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도 발표됐다. 
 
오후 1시3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425.16으로 전일대비 405.47포인트(3.68%) 뛰어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66.6으로 67.5포인트(3.07%) 급등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55.41로 48.9포인트(4.05%)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다. 잇단 시장 안정화 조치로 금융불안에 따른 경기둔화와 수요 감소 우려가 잦아들면서 유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07달러(2.11%) 오른 99.95달러를 기록중이다.


 
미국 정부는 월가 대혼란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줄줄이 쏟아냈다.

우선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채권 정리에 수 천억달러의 세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전날 금융권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부실채권 매입기구 설립 추진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회는 빠른 시일 이내에 이같은 방안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데 수 천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강도 대책으로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대국민 성명을 통해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전례없는 조치(unprecedented action)`를 취하겠다"며 부실채권 정리에 세금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CEC)는 금융주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799개 금융주에 대해 오늘부터 내달 2일 자정까지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할 경우 금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지만 30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와 연준은 MMF 환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1년간 원금을 보장하고 은행권 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1년간 한시적으로 MMF를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를 위해 500억달러 규모의 외환안정기금 활용 허가를 승인받았다.
 
연준은 은행들이 MMF에서 내다파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사들일 수 있도록 대출을 늘리기로 했다. 연준은 이같은 대출 확대 방안을 내년 1월30일까지 적용시킨다는 방침이다.

재무부와 연준의 이같은 조치는 대표 MMF 펀드인 리저브의 프라이머리 펀드가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환매 비상이 걸린 MMF 시장에서의 추가적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니펀드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7일에만 일일 유출액 기준으로 역사상 최대 수준인 892억달러의 자금이 MMF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주가 일제히 급등세다.

모간스탠리(MS)와 골드만삭스(GS)가 각각 25.7%, 20.6% 급등했다.

모간스탠리는 중국 투자공사(CIC)와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모간스탠리 지분 9.9%를 매입한 CIC는 이를 49%까지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뮤추얼(WM)은 26.1% 올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이 워싱턴뮤추얼 입찰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 외에도 스페인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와 웰스파고, JP모간체이스 등이 워싱턴뮤추얼의 매각 입찰 참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C)이 26.2%, JP모간(JPM)이 11.2%, 와코비아(WB)가 35.5% 각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