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년뒤 中서 `100만-100만` 클럽 간다

by정재웅 기자
2008.04.08 11:01:00

현대차 2공장 준공으로 현대·기아차 中서 연 103만대 생산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거대시장 중국 잡는다

[베이징=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현대·기아차가 중국 현지 생산 100만대 체제에 돌입했다. 그동안 여타 해외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시장에서 다시 한번 현대·기아차의 신화를 이룩한다는 다부진 목표다.

현대차는 8일 중국 베이징시 순이구에 위치한 베이징현대 제2공장에서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베이징현대 제2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기존의 베이징현대 1공장과 더불어 중국시장 공략의 중심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베이징현대의 제2공장 준공으로 현대·기아차는 베이징현대 1,2공장 연산 60만대, 기아차 1,2공장 연산 43만대를 합쳐 중국 현지에서 총 10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4개 공장을 통한 안정적 제품공급을 기반으로 오는 2010년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에서도 100만대 체제를 갖춰 생산과 판매에 있어 '100만대-100만대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가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승용차 산업수요는 지난 2006년 423만대에서 지난해 527만대로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는 618만대, 오는 2013년에는 1000만대를 돌파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이미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여타 해외 시장보다 잠재적 수요가 많은 중국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97년과 2002년 각각 중국에 진출한 기아차와 현대차(005380)는 작년까지 나름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 2002년 EF 쏘나타의 현지생산을 시작으로 2003년 본격 판매에 진입한 첫`해 5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후 2004년에는 엘란트라(아반떼XD), 2005년 투싼과 신형 쏘나타, 2006년 엑센트(베르나) 등을 투입해 진출 후 지난해까지 총 95만8000여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기아차(000270)는 지난 97년 프라이드 150대 판매를 시작으로 2002년 천리마, 2004년 옵티마와 카니발, 2005년 쎄라토, 2007년 신형 프라이드 등을 투입하면서 지난해까지 총 47만여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성장한 현대·기아차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진출해 있던 해외 유수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도요타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현대차 고위 임원들이 중국 현지로 날아가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내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됐다. 하지만 올해들어 판매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각고의 노력끝에 최근 다시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에 대한 경쟁업체들의 압박이 심해지자 현대·기아차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시작이 바로 현대차의 중국형 아반떼인 '위에둥(悅動)'출시다. 현재 중국에서 준중형차 시장은 지난해 263만대가 판매돼 전체 산업수요의 50%를 차지한 최대 시장이다. 그만큼 현대차에게 있어 중국의 준중형차 시장은 중국에서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승부처인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위에둥'이 출시와 별개로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 생산을 계속 유지, 가격대와 목표고객층에 차별화를 두고 두 차종 모두 판매를 극대화해 준중형급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기아차도 이미 출시한 중국형 스포티지 등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인들이 원하는 맞춤형 차량을 제작, 적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준공, 본격적으로 가동 중인 기아차 중국 2공장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0년 '생산 100만대-판매 100만대 클럽'가입을 달성하기 위해 현지 전략차종개발–생산–마케팅–판매-A/S의 자동차관련 전 부문의 철저한 현지화 및 일관을 시스템 구축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형 아반떼를 필두로 앞으로 중국형 쏘나타 등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를 거쳐 개발한 맞춤형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며 "60만대 판매체제를 갖추기 위해 딜러망도 올해 말까지 420개, 오는 2010년까지 550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대·기아차는 ▲딜러 교육 강화 ▲오성딜러평가제와 판매왕 선발 제도 등 도입▲CI와 딜러숍 내외부 인테리어 업그레이드 등 딜러 이미지 개선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정비망 역시 현대차는 올해 150개, 2010년 200개로, 기아차도 지난해까지 210여개에 불과했던 딜러수를 올해 말까지 300개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현대·기아차의 외형적 성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1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 것은 분명 주목할만한 일"이라면서도 "허지만 외형적인 것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의 니즈에 맞는 고품질의 차량과 서비스가 병행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