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승관 기자
2006.08.16 06:29:27
의료비 지급 항목 대폭 축소..통합보험 취지 무색
삼성화재, 슈퍼보험 암수술비 특약 지난 6월 폐지
LIG·동부·현대해상 등 수술·입원비 지급 하향
[이데일리 문승관기자]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통합보험의 의료비 지급 항목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수술비 특약 판매를 중단하거나 질병관련 진단비와 입원비 지급 등을 대폭 줄인 것으로 조사돼, 당초 모든 위험을 보장한다는 통합보험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과 이 달에 걸쳐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이 통합보험의 질병·상해관련 특약담보 급여항목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000810) 슈퍼보험의 경우 지난 6월초 이미 의료비 관련 담보 중 `암수술담보특약` 판매를 중지했다. 기존 보험가입금액한도는 수술 1회당 최고 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손해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특약 자체를 아예 폐지했다.
암진단비와 뇌졸증진단비, 심근경색진단비의 경우 기존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였다. 입원일당 등도 15세미만과 이상으로 나눠 차등지급한다.
변경 전에는 상해일당과 질병일당은 나이와 상관없이 1일 3만원씩 지급됐지만 지난 6월 신규 계약부터는 15세미만에 대해서는 2만원씩만 지급한다.
LIG손해보험(002550)의 `엘플라워 웰빙보험`은 암진단 급여금의 경우 일반암이나 고액암 모두 기존 3000만원이었지만, 변경 후 각각 2000만원으로 지난 7일 하향 조정했다.
질병관련 담보 가입 시 `질병사망 의무부가 담보`도 변경 후 30세부터 51세로 나이 구분을 뒀고, 보장기간도 70세만기와 80세만기로 선택의 폭을 줄였다. 이와 함께 새로 가입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5년 자동갱신특약`을 폐지했다.
질병이나 입원일당 가입한도도 3만원으로 고정시켰고 암입원급여금도 56세 이상일 경우 기존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보험금을 줄였다. 그러나 삼성화재와 달리 `암수술급여금`은 수술 1회당 500만원 항목을 그대로 뒀다.
동부화재(005830) `컨버전스 보험`은 지난달 3일부터 보험료운영특약 및 보험료 최저한도를 상향조정했다. 기존 보험료 운영특약 최저한도는 월 1만원 이상이었지만 변경 후에는 35세이하의 경우 1만5000원, 36세 이상은 월 2만원으로 보험료가 올랐다.
현대해상(001450)의 `행복을 다모은 보험`은 지난달 3일 질병사망 가입금액 한도를 없애는 등 오히려 인수지침을 완화했다. 타 사에 비해 통합보험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병장기간병비 가입한도는 기존 100만~5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고정해 보험금지급액을 축소했다.
내달 1일부터 통합보험 판매에 나서는 흥국쌍용화재(000540)도 암진단비의 경우, 40세이하는 2000만원, 41세 이상은 1000만원으로 고정시켰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통합보험 내 의료비관련 담보특약을 폐지하거나 지급보험금을 줄인 것은 손해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이 지난 2002회계연도부터 2004회계연도까지 3년간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장기실손형상품 손해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9.4%를 기록했다.
하지만 생활속 모든 위험을 보장해주는 취지에서 시판된 통합보험이 잇단 특약폐지와 보험금지급 축소로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암 치료의 경우 최근 방사선이나 초음파시술, 냉동요법 등 고가의 선진시술법이 속속 개발되면서 시술 횟수가 많아지고 생존율도 높아져 보험금 지급은 물론 사차손(死差損)발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시술법이 보험금 지급대상이 되는지를 두고 가입자와 보험사간 분쟁 등이 늘고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특약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