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급락, 나스닥도 약보합(종합)

by제이스김 기자
2000.06.09 06:12:13

내일(금요일)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바짝 긴장해있는 뉴욕 증시에 프록터 앤 갬블(P&G)이 찬 물을 끼얹었다. 또 금융, 유통주가 하루간격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 다우지수를 오락가락하게 만들고 있다. 8일 뉴욕 증시에서 P&G의 수익악화 전망 발표로 인해 다우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이에 영향을 받아 오전내내 상승세를 기록하던 나스닥지수도 후반에 하락세로 밀렸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144.14포인트, 1.33% 떨어진 1만668.72로 마감됐다. 다우지수의 하락폭은 2주일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전장까지만 해도 3,890까지 올라 3,900선을 넘보기도 했던 나스닥지수는 정오무렵부터 밀리기 시작해 결국 13.70포인트, 0.36% 하락한 3,825.56을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 500 지수는 9.69포인트, 0.66% 하락한 1,461.67을, 소형주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00포인트, 0.39% 떨어진 514.54였다. 뉴욕 상장종목의 99%를 포괄하는 윌셔 5000지수는 79.80포인트, 0.58% 하락한 1만3,645.54를 기록했다. 이날 하락으로 연초대비 하락률이 다우지수 7%, 나스닥지수 6%로 다시 나스닥지수가 다우지수를 앞지르게 됐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는 내일의 5월중 PPI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바람에 금융, 유통주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였다. 금융, 유통주는 이번주 들어 하루 상승, 다음날 하락의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이날은 하락차례였다. JP모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시티그룹등이 약세였다. 이 와중에 P&G가 2.4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최고경영자 경질을 발표했다. P&G의 2.4분기 수익이 전년동기보다 15~17%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던 월가의 투자자들은 즉각 매도에 나서 P&G주가는 8.88% 하락했다. 3개월전에 1.4분기 수익 악화소식을 뉴욕 증시를 크게 출렁거리게 만들었던 P&G가 2분기 연속 사고를 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재기업인 P&G의 수익 악화 전망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업들의 수익상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면서 뉴욕 증권거래소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했다. 코카콜라, 다이얼 등 다른 소비재기업들도 약세를 면치못했다. P&G를 비롯해 하니웰, 유나이티드 테코놀로지, AT&T 등이 하락하면서 다우지수를 끌어내렸고, 휴렛팩커드, 월트디즈니, SBC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올랐지만 다우지수 하락을 저지하는데는 역부족였다. 미디어원의 인수에 성공한 AT&T는 장거리전화요금을 올리려 했으나 감독당국 및 소비자단체의 비판에 직면, 요금 인상계획을 철회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또 전일 골드만삭스의 장밋빛 전망덕분에 급등했던 IBM도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유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약세였고, 은행, 증권, 유틸리티(공공재), 유통 등의 하락폭이 컸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약세로 밀리고 오후들어 시스코 등 대형첨단기술주들의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지수가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투자자들이 다시 뉴욕 증권거래소의 금융, 유통주를 떠나 나스닥시장의 첨단기술주로 몰려드는 듯한 모습였다. 시스코, 오라클, 퀄컴 등이 강세를 보였지만 오후들어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선마이크로, 델컴퓨터, 모토롤라 등이 약세를 기록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반도체, 네트웍킹, 컴퓨터주식들이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이 15센트 상승한 7달러수준으로 올랐다는 소식에 올랐다. 도널드슨 루프킨 젠레트의 애널리스트 보리스 피터시크는 오는 11월에 D램 가격이 8.5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었다. 뉴욕 증권거래소 8억4,200만주, 나스닥시장 13억8,000만주였다. 내일의 생산자물가를 지켜보기 위해 많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아침 발표된 지난주(5월29~6월3일) 고용청구건수가 30만9,000건으로 지난 1월8일이후 가장 높은 수준였고, 수입물가가 원유를 제외할 경우 1년만에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경제지표는 계속 경기둔화 및 물가안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내일과 다음주에 발표될 물가지수 때문에 이들 지표들은 이렇다 할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실직자들의 고용청구건수는 로이터 조사에서 28만5,000명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결과는 30만9,000건이라는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