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기술이전 자신 티움바이오…올 상반기 임상결과가 좌우
by김새미 기자
2025.03.13 10:10:3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티움바이오(321550)가 연내 글로벌 사업개발 성과를 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TU2670’(메리골릭스)의 자궁근종 임상 2상 결과를 올 상반기 공개하면서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합성신약과 항체신약 개발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연구개발(R&D) 성과도 내겠다는 전략이다.
티움바이오는 2022년 이후 좀처럼 새로운 기술이전 성과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반토막 넘게 떨어진 것도 이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월 6일 8030원이었던 티움바이오의 주가(종가 기준)는 이날(6일) 3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 만에 주가가 59.2% 하락한 셈이다.
 | 최근 1년간 티움바이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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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움바이오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긴 어렵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전혀 문제 없고 좋은 (임상개발)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시장에서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은 사업개발 성과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골릭스는 2022년 중국 한소제약과 1억7000만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미국, 유럽 지역 판권이 남아있기 때문에 추가 기술이전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티움바이오의 메리골릭스의 자궁내막증 유럽 임상 2a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기술수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해당 임상 결과 메리골릭스는 위약 대비 모든 투약그룹(120mg, 240mg, 320mg)에서 주평가지표인 월경통 감소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했다. 120mg그룹 p=0.044, 240mg그룹 p=0.001, 320mg그룹 p<0.001으로 나타난 것이다. 향후 진행될 임상 3상의 주평가지표로 사용될 반응률 역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 부평가지표도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약효뿐 아니라 높은 안전성과 내약성도 확인하면서 계열내 최고신약(best-in-class)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메리골릭스 임상 2a상 주평가지표 (자료=티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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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해당 임상 결과 공개 이후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 측은 “잠재적인 파트너사들이 메리골릭스 자궁근종 임상 결과도 궁금해하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내에 자궁근종 임상 2상 결과가 도출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기술수출 논의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두 적응증의 임상 결과가 모두 확보되면 이를 기반으로 기술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메리골릭스의 자궁근종 임상 2상은 국내 파트너사인 대원제약(003220)이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궁근종 시장은 자궁내막증 시장보다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기술이전 계약 덩치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자궁근종 치료 시장은 2024년 45억6000만달러(약 6조6074억원)에서 2029년 69억2000만달러(약 10조271억원)로 연평균 8.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자궁내막증 치료 시장은 15억8000만달러(약 2조2894억원)에서 연평균 12.07% 성장해 2029년 28억 달러(약 4조572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에는 면역항암제 ‘TU2218’과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2a상 중간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TU2218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담도암, 두경부암, 대장암을 타깃하고 있다. 이 중 해당 임상은 두경부암과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가 하락에는 지난해 말이면 매출 요건(연매출 30억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끝난다는 우려도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티움바이오는 2019년 11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기 때문에 올해부터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매출 30억원을 달성해야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피할 수 있다.
티움바이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화장품 제조업체 페트라온과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페트라온은 2023년 약 44억원의 매출을 낸 천연화장품 OEM/ODM 업체다. 매출 기반을 확보하면서 신약 개발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으로 티움바이오는 희귀질환에 집중해 저분자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양 분야로 신약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역량을 살려 새로운 방향의 R&D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규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가 직접 TF를 이끌며 R&D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일단 티움바이오는 항체 기반 신약 개발 역량을 살려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앞서 티움바이오는 2020년 단일·이중항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에 현지법인 이니티움 테라퓨틱스(Initium Therapeutics)를 설립했다. 그간 티움바이오가 합성신약에 중점을 뒀다면 이니티움은 항체에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해왔다.
최근 티움바이오는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단점을 개선한 이중항체 개발 과제(NBX003)를 추진하기로 했다. 티움바이오는 지난해 6월 이중항체로 개발 중인 ‘TU2218’의 임상 1b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TU2218은 체내에서 면역항암제 활성을 방해하는 형질전환성장인자(TGF-ß)와 혈관내피생성인자(VEGF)의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회사 측은 “질환과 매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융합 사이언스로 혁신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저분자 합성의약품 강자들이라면 눈독 들일 만한 분야는 ADC 신약개발이다. ADC는 항체와 페이로드(세포 독성 항암 화학약물)을 링커로 결합한다는 특성상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양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필요한 분야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ADC는 합성신약과 바이오신약을 아우르는 분야”라며 “티움바이오에는 합성신약 연구인력과 바이오신약 연구인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인력들을 합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움바이오 역시 글로벌 ADC 개발 트렌드에 동참하기로 했다.다양한 페이로드를 탑재할 수 있는 신규 약물 접합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ADC 항암제에 도전하고 있다면 티움바이오는 ADC로 희귀질환을 타깃하고 있다는 점이다.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연구개발회사라는 정체성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김 대표가 티움바이오는 ADC로 항암제가 아닌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며 “아직 초기 연구 단계라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진 않지만 차세대 키워드는 ADC로 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