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얀센, 다발성골수종 CAR-T 초기 치료 진입 시도…큐로셀은 포기?

by김진호 기자
2023.08.06 09:00:00

BMS ''아벡마''·얀센 ''카빅티'', 다발성골수종 CAR-T 쌍두마차
아벡마 3차, 카빅티 2차 치료제 적응증 진입용 임상 성공
큐로셀 “다발성골수종 후보, 중단 고려”…연내 IPO절차는 순항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벡마’와 얀센의 ‘카빅티’ 등 다발성골수종 5차 치료제로 처음 승인됐던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들이 초기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한 임상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아벡마는 3차 치료제, 카빅티는 2차 치료제로 진입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런 약물들이 다발성골수종 표준요법제의 효능을 넘어서면서 경구제를 넘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셈이다. 국내 대표 CAR-T 개발사인 큐로셀은 “시판된 약물이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 다발성 골수종 관련 후보물질은 개발 중단 기로에 놓였다”고 토로하면서 “선두주자가 없는 T세포 혈액암 시장을 정조준하기 위한 차기 후보물질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발성골수종 적응증으로 주요국에서 승인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벡마(왼쪽)와 얀센의 ‘카빅티’(오른쪽).(제공=각 사)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 대상 B세포성숙항원(BCMA) 타깃 기전을 가진 CAR-T치료제는 아벡마와 카빅티 등 단 2종이다. 이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2~3차 치료제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BMS는 지난 2월 다발성골수종 환자대상 3차 치료 단계에서 아벡마(이데캅타진 비크류셀)와 표준치료제를 비교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아벡마 투여군의 무진행생존률(PFS)는 해당 임상에서 13.3개월로 표준치료제(4.4개월) 대비 3배가량 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1년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다발성골수종 5차 치료제로 동종계열중 최초 승인된 CAR-T치료제가 아벡마다. 이후 아벡마는 미국을 제외한 EU와 일본, 영국, 캐나다 등에서 이미 4차 치료제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힘입어 아벡마는 주요국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매출 약 3억달러(약 4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BMS는 최근 임상 연구 결과에 힘입어 연내 미국을 비롯한 아벡마의 시판 국가에서 3차 치료제 진입을 위한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질세라 아직 각국에서 5차 치료제에 머문 카빅티는 단번에 2차 치료제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얀센은 지난 5월 유럽의약품청에 카빅티를 다발성골수종 분야 2차 치료제 적응증 관련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얀센 측은 지난 6월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추가 임상 3상 연구에서 2~4차 어떤 단계에 환자에 쓰든지 관계없이 카빅티가 표준요법제들 대비 질병 진행을 74%가량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단계씩 아벡마의 치료 차수를 앞당기려는 BMS와 달리 얀센은 카빅티를 2차 치료제로 단숨에 올려놓기 위한 임상 전략을 사용한 셈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월 카빅티를 해당 질환 5차 치료제로 승인하기도 했다. 국내 첫 다발성골수종 분야 CAR-T치료제이지만 아직 그 시장 규모가 집계되진 않았다. 현재는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블리도마이드)나 다잘렉스(다라투무맙) 등 경구용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시장이 국내에서 1000억원 규모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개발 전문 큐로셀의 김건수 대표.(제공=큐로셀)
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대표 CAR-T 전문 기업 큐로셀도 아벡마나 카빅티처럼 BCMA 타깃 CAR-T치료제 후보 ‘CRC02’를 발굴해 비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는 개발 후순위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큐로셀은 자사 물질 중 국내 최초로 림프종 및 백혈병 CAR-T 치료제 임상에 진입했던 ‘안발캅타진 오토류셀’(프로젝트명 CRC01, 안발셀)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CRC02의 데이터를 보면 아벡마나 카빅티에 자료에 뒤쳐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미 시판된 약물이 다발성골수종 초기 치료제 적응증까지 시도하는 마당에 너무 뒤늦게 시작하는 것에 의문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주력 개발 물질인 안발셀도 CD19 타깃 혈액암 제제로 ‘예스카타’ 등 시판된 약물에 밀렸다. 하지만 국내 기업 최초 개발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임상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비슷한 상황에 물질을 하다 더 추가로 시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큐로셀은 안발셀에 대한 림프종 적응증 3차 치료제 관련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큐로셀은 지난달 처음으로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적응증의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안발셀의 개발을 진행하면서 비임상 중인 CD5 타깃 CAR-T 후보 ‘CRC03’의 개발을 시도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며 “CD5 CAR-T는 선도 약물이 없고 T세포 관련 혈액암을 타깃한다. T세포성 림프종이나 백혈병은 특히 기존 경구제로 치료되는 환자의 비율이 매우 적은 질환이다. 이 같은 점을 두루 고려해 차기 주력 개발 물질을 CRC03으로 결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지난 5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예심)를 청구했다. 투자업계는 큐로셀이 공모시장에서 4000억~5000억원의 기업 가치(벨류에이션)를 책정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대표는 “연내 주식 상장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지난달 말 전문가회의를 마치고 상장심사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