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어,수익성 개선 주력…현금난 타개 ‘안간힘’
by김새미 기자
2023.04.25 08:30:05
유동비율 73.4%…115억 규모 CB 상환책은 마련
올해부터 매출원가 절감 등 수익성 개선에 방점
도네리온 매출 본격화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지연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아이큐어(175250)가 수익성을 개선하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패치제 ‘도네리온패취’의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올해부터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당장 올해 흑자 전환은 힘들더라도 수익성을 높여 현금난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큐어는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현금 마련에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아이큐어는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유동부채가 1100억원인데 반해 유동자산은 807억원으로 유동비율이 73.4%였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면 단기적으로 부채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506억원뿐이라 추가적인 현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급한 불은 내달 다가올 1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이다. 아이큐어는 2021년 2월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으며, 지난 2월 362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이후 3개월이 지나면서 미상환 잔액인 115억원에 대한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아이큐어는 최근 100억원가량의 외부자금을 조달해 CB를 상환하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이에 따라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다음으로 넘어야 할 산은 773억원에 이르는 단기차입부채다. 아이큐어는 현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 매각에 나선 상태다. 아이큐어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연결대상 종속기업 10개사 중 유의미한 매출을 낸 곳은 바이오로제트 정도다. 최근 바이오로제트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로제트 외에 추가적으로 자회사를 매각할 예정은 없다. 대부분의 자회사가 뚜렷한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연구개발기업의 경우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진입 전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큐어의 자회사 10개사 중 매출을 낸 곳은 4곳에 불과하다. 바이오로제트(244억원)을 제외하면 한국구독경제서비스(888만원), 아이큐어비앤피(4억원), 아이언스에이치앤비(15억원) 등은 매출 규모가 20억원 미만이다.
아이큐어는 올해부터 손익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자를 냈던 브랜드·유통 사업을 지난해 말 전부 정리한데다 사업성이 부족한 자회사들도 청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이큐어는 지난해 100% 자회사 아이스펙트럼을 청산했으며, 지분 90%를 보유한 통신판매업체 한국구독경제서비스도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처럼 연결대상 자회사들을 정리하면서 아이큐어의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일단 200억원대 연매출을 냈던 바이오로제트가 매각되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그 만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매출액 볼륨 자체는 과거 대비 좀 줄어들었지만 손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큐어는 올해부터 제조 매출 비율을 높여 매출총손익을 개선할 계획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아이큐어는 제조 매출을 늘려야 매출총이익이 늘면서 판관비를 소화할 수 있는 구조”라며 “과거에는 전체 매출에서 제조 매출액 비중이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원가율이 높았지만 그런 부분이 해소되면서 올해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큐어는 2021년부터 매출원가가 매출액보다 많아지면서 매출총손실이 2년 연속 발생했다. 2021년 매출총손실 47억원에 이어 2022년 56억원의 매출총손실을 낸 것이다. 영업손익의 원천이 되는 매출총손실이 19.8% 급증하면서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를 10.3% 줄였음에도 영업손실은 5.3%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매출원가가 높아진 데에는 2018년 완공된 전북 완주 공장으로 인해 2020년부터 공장 가동률이 저하되면서 감가상각비가 증가한 탓이 컸다. 2019년까지만 해도 173.78%였던 제약사업소 가동률은 2020년 72.6%로 급감했다. 제약사업소 가동률은 2021년 79.2%, 2022년 99.14%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2019년에 비하면 아직도 43% 감소한 수치다.
올해 아이큐어의 매출을 퀀텀점프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도네리온패취의 매출 본격화 시점은 지연되고 있는 모양새다. 도네리온패취는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제 ‘도네페질’을 주2회 부착하는 방식으로 개발한 패치제다. 도네리온패취는 지난해 8월 정식 출시하면서 2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제품 매출 13억원에 기술료 등을 합산한 매출이다.
|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패치제 ‘도네리온패취’ (사진=셀트리온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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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어는 올해 도네리온패취 매출 목표를 80억원으로 잡고 있다. 아이큐어는 도네리온패취의 처방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네리온패취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셀트리온제약(068760)도 지난달 해당 제품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판매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1~2년 후로 예측된다. 각국마다 의약품 허가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큐어는 지난 2월 첫 해외 파트너십 계약으로 수출의 물꼬를 튼 만큼, 회사 역량을 집중해 수출처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큐어는 이탈리아 제약사 메나리니(A. Menarini Asia-Pacific Holdings Pte. Ltd.)와 총 665억원 규모의 도네시브 패치(도네리온패취의 수출명)의 10년간 독점 공급·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의 선급금(Upfront)은 100만 유로(약 14억원), 마일스톤은 800만 유로(약 110억원)이다. 이 중 선급금은 최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큐어는 해당 계약이 대만, 태국 지역에 국한됐기 때문에 추가 기술이전을 통해 해외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급금이나 마일스톤이 유입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기대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선급금이나 마일스톤은 원가 없이 순이익으로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금액이 적더라도 재무제표 손익계산서상에 상당히 큰 모멘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