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가 내년 상반기 폐암치료제 임상결과 자신하는 까닭
by이광수 기자
2022.12.01 10:30:26
오릭에 기술이전한 VRN07, 상반기 1상 중간결과 발표
경재 약물 대비 확실한 경쟁력 있다는 평가
자체 임상 예정인 VRN11 내년 임상 IND 신청
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 올해 37兆…이중 20%는 EGFR 변이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내년 폐암 임상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는 보로노이(310210)에게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교적 초창기에 라이선스 아웃(LO)했던 결과물이 내년 상반기부터 차례로 발표되기 시작한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가장 빠르게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결과는 지난 2010년 10월 미국 오릭 파마슈티컬스(ORIC Pharmaceuticals)에 7200억원 규모로 라이선스 아웃 했던 ‘VRN07’이다. VRN07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HER2 엑손(exon) 20 삽입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올해 3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한 VRN07은 내년 1분기까지 임상1b상을 진행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중간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는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오릭 파마슈티컬스의 공식 계획이다. 단기간에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오릭의 자신감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비소세포폐암 경쟁 치료제는 다케다의 ‘엑스키비티’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 ‘엔허투’ 등이 있다. 최근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 한 ‘포지오티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최종적으로 넘어서지 못한 이유는 경쟁 치료제 대비 확실한 이점이 보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관점에서 업계에서는 VRN07의 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경쟁 약물이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객관적 반응률(ORR)이 30% 안팎으로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로노이의 VRN07의 경우 뇌까지 들어가는 투과율이 77%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폐암의 절반이 뇌로 전이가 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뇌의 투과율이 높은 것 자체가 치료제의 경쟁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번 투약으로 뇌 까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면 폐암과 뇌암을 동시에 치료해주는 약이 없다는 점에서 조기 승인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마찬가지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VRN11’은 내년 초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과 함께 임상 시작이 예정돼 있다. 경구용으로 개발주인 ‘VRN11’은 EGFR 3세대 치료제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표 내성인 C797S 돌연변이를 표적한다.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임상으로 시작한다는 게 보로노이의 계획이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 폐암으로 구분한다. 폐암 환자 중 80% 이상이 비소세포폐암에 해당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추산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279억5200만달러(약 37조615억원)이다. 매년 연평균 13%씩 성장해 오는 2026년이면 427억1200만달러(약 56조6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폐암은 다른 암과 다르게 돌연변이가 많다. 이 중 EGFR 변이는 28개의 엑손으로 구성된 EGFR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이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은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보로노이가 개발하고 있는 EGFR 표적 치료제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 정착됐다. 하지만 내성으로 나타나는 ‘C797S’ 돌연변이가 문제여서 이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이 필요해졌다. VRN11이 표적하는 ‘EGFR C797S’ 글로벌 시장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의 경우 EGFR 변이 환자 중에서도 2~3% 정도다. 하지만 최적의 치료제가 없는 미충족 상황이어서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단백질 ‘DYRK1A’을 타겟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VRN02’도 지난해 8월 미국 브리켈 바이오테크에 라이선스 아웃을 한 이후 현재 글로벌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 종료 시점을 브리켈 측에서 발표하지 않아 종료 시점을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올해 임상에 진입한 만큼, 늦어도 내후년이면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