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석지헌 기자
2022.09.07 07:44:50
헬릭스미스, 엔젠시스 ALS 임상2a상 톱라인 데이터 논란
P값 도출 위한 설계 아니라며 안전성 데이터만 공개
전문가들 "10개 관련 지표에 대한 경향성은 답할 수 있어"
"임상1상서도 유효성 보는데… 임상에 자신 없는 것"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에 대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2a상 톱라인(Topline) 데이터를 담은 헬릭스미스(084990) 공시가 유효성 데이터를 전혀 포함시키지 않아 논란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일 오후 6시 11분 ‘VM202-ALS’ 임상2a상 톱라인 데이터를 공시했다. 이중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ALS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엔젠시스(VM202)와 위약은 2대 1 비율로 배정됐다.
이번 공시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유효성’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상 임상2상부터는 안전성과 함께 유효성을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헬릭스미스 측은 안전성 조사가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유효성은 탐색적(exploratory) 지표로만 설정됐고 이 때문에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임상시험정보사이트인 크리니컬트라이얼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2차 지표로 유효성을 측정할 수 있는 10가지 평가지표를 설정해놨다. 여기에는 근육 기능, 근력 변화(HHD,ATLIS), 임상학적 변화(PGIC, CGIC) 등이 포함됐다. ‘통계값(P값)’을 도출하기는 어려워도 각각의 유효성 지표들이 일관적인 개선 경향성을 보였는지 여부는 밝힐 수 있지 않냐는 반박이 나온다.
한 임상 전문가는 “원래 18명만 데리고 탐색적으로 보기로 한 거니 헬릭스미스 주장대로 P값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이건 상업용을 위한 임상이지 연구자 주도 임상이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안전성 뿐 아니라 유효성도 입증해 신약을 출시해야 하는 건데, 이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임상에 자신이 없다는 것 말고는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헬릭스미스에 정통한 한 임상 전문가도 “물론 ALS 특성상 환자 수가 많지 않고 희귀질환이다 보니 2상에서도 안전성을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과 관련한 설명이 다 빠진 것은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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