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식을라"..美정부, 모기지 수수료 인상 늦춘다

by이정훈 기자
2013.12.22 00:34:14

와트 FHFA청장 지명자 "내년 1월 취임후 인상안 연기"
인상 재추진 여부도 불투명..주택경기 회복에 총력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올해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주택경기 둔화를 우려한 미국 정부가 국책 모기지 기관들이 추진하고 있는 모기지대출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늦추기로 했다.

에드워드 디마르코 청장에 이어 국책 모기지 기관들을 감독하는 연방 주택금융청(FHFA) 청장에 지명된 멜 와트(노스캐롤라이나주) 민주당 의원은 21일(현지시간) “국책 모기지 기관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다음달 발표할 예정인 정부보증 모기지 수수료 인상 계획을 늦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뒤 지난 10일 상원 인준을 받은 와트 의원은 내년 1월6일 새로운 FHFA 청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와트 지명자는 “내년 1월에 취임하자마자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발표할 모기지 수수료 인상 계획을 연기하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수료 인상 계획의 정당성과 그에 따른 주택시장 영향 등을 재평가해 시행 여부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은행들이 가계에 제공하는 모기지대출의 대부분은 이들 국책 모기지 기관들이 보증하는 형태로 돼 있다. 만약 프레디맥과 페니메이가 은행들에게 받는 보증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

현 디마르코 청장은 그동안 미국 정치권과 정부의 국책 모기지 기관 역할 축소에 맞춰 보증 수수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시장내에서 정부 보증 모기지 비중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지난 2008년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보증해준 모기지대출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내며 정부로부터 1875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주택경기 회복과정에서 이익이 늘어나자 지금까지 구제금융 지원금에 맞멎는 1852억달러를 미 재무부에 배당으로 되돌려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