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에서 놀던 3DTV 이제 제대로 쓴다

by김상윤 기자
2013.09.02 02:02:20

미래부 9월중 3DTV 방송 상용화
일반TV는 2D로, 3DTV는 2D·3D 선택가능
SBS 11월중 송출 계획..중국 시장 수출 내다봐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빠르면 이달부터 활용하지 않던 3D 텔레비전을 제대로 쓸 수 있게 된다. 3D 방송 시청을 위해 별도의 케이블이나 위성방송망, DVD플레이어를 연결하지 않고도 지상파를 통해 3D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상파에서 3D방송을 할 수 있는 무선설비규칙 개정에 관한 내부 심사를 이미 마쳤고, 총리실 최종 규제 심사만 남겨둔 상태다. 이번 주 중 심사가 통과되고 고시가 개정되면 한국은 세계 처음으로 지상파를 통해 3D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 된다. 3D방송 기능을 갖추고도 2D만 기능만 사용했던 3DTV가 이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국내에서 판매된 3DTV는 230여만 대로 추정된다.

지상파 3D방송 송출에 적극적인 곳은 SBS(034120)다. SBS는 11월 중으로 강연회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연내 1~2개 프로그램을 3D로 송출한다.

미래부가 허용한 3D방송 방식은 지난 2011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지상파 고화질 3D방송 송수신방식을 국내 표준화한 ‘듀얼 스트리밍’ 기술이다. 지난 1월 미국 디지털방송 표준위원회(ATSC)는 이를 3D방송 최초 국제 표준으로 인정했다.

이 방식에 따르면 일반TV를 가진 사람들은 기존과 동일하게 2D방송을 시청하게 되고, 3DTV를 소유한 시청자들은 2D, 3D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6-1 채널에서는 2D방송이 나오고 6-3 채널에서는 3D방송이 나오는 방식이다.

기존에 지상파는 주파수 6MHz 폭에 HD방송을 MPEG-2방식으로만 압축해 송출했다. 이보다 압축률이 뛰어난 H.264방식이 이번에 지상파 송출 표준으로 허용된다. 지상파는 좌(左)영상으로는 MPEG-2로 압축된 화면을 보내고 동시에 우(右)영상으로 H.264 압축 화면을 송출한다. 두 가지 신호를 받은 3DTV가 이 두 화면을 합성해 3D방송 효과를 내는 것이다.



지상파 3D방송 송출 방식. 자료=미래부
3D방송은 2009년 영화 아바타가 나오면서 크게 열풍이 일었다. 앞으로 3D방송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TV 제조사들도 3D TV를 공격적으로 팔았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053210)도 별도의 3D채널을 개설해 송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콘텐츠가 빠르게 늘지 않았다. 3D방송 카메라 장비가 비싸고, 제작도 쉽지 않은 탓이다. 3D방송은 2개의 카메라로 찍어야 하는 만큼 촬영, 편집 과정이 쉽지 않다. 결국 콘텐츠가 부족했던 KT스카이라이프는 방송 중단을 선언했고, 차세대 방송 시장은 빠르게 초고화질(UHD )TV로 빠르게 중심이동했다.

그럼에도 3D방송이 의미있는 것은 최근 중국에서 3D방송이 국가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광전총국은 2012년 3D시범채널을 개통해 현재 전국 53개 지역에 송출하고 있으며, 5년 내 약 10개 채널을 추가로 개통한다. 3D방송 콘텐츠 수급에도 적극적이다.

SBS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 수요보다는 중국에서 새로운 콘텐츠 판매 창구가 열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SBS는 11월 중 투자비가 적은 스튜디오 강연 등부터 3D프로그램으로 방영할 것으로 보인다.

SBS관계자는 “3D방송이 침체된 상황이나 중국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시설투자와 콘텐츠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아 TV제조사의 지원문제, 광고비 확대 문제 등 여러 변수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