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2.05.11 08:28:02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시원하게 달리는 차 안. 속도계와 길 안내 화면이 운전대 위에 떠 있다. 실제로는 앞 유리에 반사된 이미지이지만, 도로 위 허공에 영상을 투영한 것처럼 보인다.
국내 최초라며 출시 전부터 이슈가 됐던 기아차 K9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직접 운전해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됐다.
속도계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도로정보, 크루즈 컨트롤 및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후측방 경보까지 앞 유리에 보여주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 옆차선의 차가 추월하기 위해 접근하면 아이콘이 빨간색으로 변했다.
334마력의 람다 GDI 엔진과 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의 만남은 변속감이 부드러워 차가 속도를 내기 위해 애를 쓴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코너에서도 출렁거리나 차가 뒤틀리는 느낌이 없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지고 나니 다양한 첨단 기능과 편의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이스틱처럼 생긴 변속 레버는 생긴 것도 세련되지만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아 진동이 없고, 레버에 P, R, N, D 등 변속 단이 표시되어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럭셔리 세단에 유행처럼 장착되고 있는 조그 다이얼은 누르고 돌리는 조작만으로도 여러가지 작업을 할 수 있어 컴퓨터 마우스와 같은 편리함을 제공한다.
주행 모드도 버튼 하나로 변경할 수 있었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노말, 스포트, 에코 모드로 바뀌는데, 각각의 특성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는 물론 서스펜션의 감쇄력과 핸들의 조향력까지 제어한다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를 하려고 후진기어를 넣으니 내비게이션 화면에 앞·뒤·좌·우의 카메라 영상이 보이는 어라운드 뷰 기능이 켜졌다. 차량 주변의 모든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확인할 수 있어서 주차가 한결 쉬웠다.
K9에는 기아차의 스마트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유보(UVO)가 적용돼 있었는데,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이용한 원격 제어로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 수 있었으며 온도 조절도 가능했다.
실내는 대형세단 답게 충분히 넓은 공간에 냉난방 통풍시트가 뒷좌석까지 적용되어 있었으며, 머리 받침대(헤드레스트)는 좌우 부분을 접을 수 있어 편안히 잠을 청하기에도 좋았다.
기아차가 `플래그십`이란 이름을 붙인 K9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세단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