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베이징모터쇼의 `명과 암`

by정병준 기자
2012.04.27 08:03:01

럭셔리카부터 짝퉁차까지 다양한 차량 전시
넘쳐나는 암표상 등 해결과제 여전히 산적

[베이징=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지난 23일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오는 5월2일까지 개최되는 `2012 베이징모터쇼`. 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터쇼답게 다양한 신차들이 대거 전시되는 등 볼거리가 넘쳤다.


이번 모터쇼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신차만 총 1125대다. 이중 세계 최초로 공개된 월드 프리미어 차량만 무려 총 120대에 달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업체들의 신차는 35대, 아시아 첫 공개 차량도 35대로 집계됐다.

모터쇼에서 공개된 월드프리미어 차량이 많다는 것은 베이징모터쇼가 전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베이징모터쇼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와도 연관이 깊다.

 

▲ BMW 뉴 3시리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 관람객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인 JD파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차량은 총 1850만대로 3년째 세계 1위를 고수했으며 오는 2019년에는 그 규모가 345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현지 소비자들이 값비싼 럭셔리 브랜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중국은 업체들의 부가가치 창출에도 유리한 시장이다. 실제 럭셔리 브랜드 전시관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나란히 전시관을 마련한 BMW, 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부스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또 초고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으로 눈길을 끈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벤틀리, 마세라티 역시 관심의 대상이었다.
▲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중국 지리차의 엠그랜드 하이브리드.

거대한 시장 규모에 걸맞는 웅장한 차량들도 시선을 끌었다. 소형차를 주력 생산하는 시트로앵 전시관에도 덩치 큰 중형세단이 넘쳐날 정도였다. 과거에 비해 많이 줄긴 했지만 글로벌 명차들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일명 `짝퉁차`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럭셔리카들의 향연이 펼쳐진 베이징 모터쇼가 규모면에서는 세계적인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행사 진행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실제 모터쇼장 입구를 비롯해 행사장 곳곳에는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든 23일.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입장권 발급소에 배치된 현장요원은 10여명 가량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비표를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일부 취재진들은 비표를 아예 발급받지 못해 담을 넘어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행사장 3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좌석도 50석에 불과해 자리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안내요원도 부족해 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 행사진행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한 여성이 행사장 내에서 한 남성을 소매치기범이라고 외치면서 몸싸움을 벌이는 일도 일어났다. 출입구 인근에는 넘쳐나는 암표상들이 접근해 입장권을 팔라는 제안이 끝없이 이어졌다. 취재진에 발급된 입장권을 받아 일반인들에게 되팔기 위해서다.
▲ 도요타 구형 캠리와 흡사한 외관의 중국 현지 브랜드 차량.

현대차 중국 현지법인 관계자는 "모터쇼 입장권이 너무 비싸 일반인들이 입장권을 구매하기는 어렵다보니 암표상이 넘쳐난다"며 "화려한 고속성장을 일궈낸 중국이지만 질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미성숙 단계라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