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병묵 기자
2012.01.17 09:24:23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이건희.한국’ ‘이재용.한국’ ‘이부진.한국’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 등 그룹 총수 일가 이름의 ‘.한국’ 도메인을 전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 기업들이 자사 도메인을 확보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총수 일가 이름의 도메인까지 모두 보유한 것은 이례적이다.
16일 도메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삼성의 IT서비스 자회사 삼성SDS는 그룹 총수 일가 이름의 ‘.한국’ 도메인을 등록했다.
삼성그룹의 이 같은 조치는 삼성이 회사 브랜드 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의 이미지 관리까지 남달리 신경을 쏟는 기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 측은 과거 ‘leekunhee.com/net/co.kr’, ‘leejaeyong.com/co.kr’, ‘leebujin.com/net’ 등의 총수 일가 영문명 도메인도 확보해 놓은 바 있다.
한 도메인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안티 도메인의 구축을 막기 위해 회사 이름은 물론 사람 이름까지 당사자들이 선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삼성이 브랜드 뿐만 아니라 그룹 주요 관계자 이름까지 미리 등록한 것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안티사이트를 막기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그룹과는 달리 다른 그룹의 경우 총수 이름을 넣은 도메인은 일반인이 소유하고 있다.
‘최태원(SK 회장).한국’, ‘정몽구(현대기아차 회장).한국’ 등의 도메인 소유주는 SK, 현대차가 아니라 일반인으로 추정되는 울산 동구 거주 정 모씨다. ‘구본무(LG 회장).한국’, ‘허창수(GS 회장).한국’ 등도 일반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소유하고 있다.
‘.한국’ 도메인은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가 인터넷 도메인을 비영어권 국가의 언어로도 사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추진한 ‘자국어 도메인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 도메인 등록을 개시했다. 작년 7월20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삼성.한국’, ‘엘지.한국’, ‘케이티(KT).한국’, ‘현대자동차.한국’ 등 각사의 한국어 도메인을 등록했다.
정부는 영문 도메인이 처음 등록되던 시절 유명 기업명 도메인을 일반인이 선점해 기업과 개인간 분쟁을 초래했던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상표권자를 대상으로 먼저 ‘.한국’ 도메인 신청을 받고 검증 작업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