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철강업계 대외불안에도 16兆 투자..괜찮을까
by오상용 기자
2011.10.24 09:45:00
나이스신용평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리스크 상존"
마켓in | 이 기사는 10월 18일 11시 1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지난 4년간 13조원을 쏟아부어 생산설비를 확충했던 국내 철강업체들이 다시 제2차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더블딥(경기이중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라 신용평가업계와 크레딧 시장의 걱정도 적지 않다.
1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국내 메이저 철강업체들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16조2608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연평균 투자금액은 4조5995억원에 달하며 이를 통해 늘어나는 연간생산능력은 1750만톤 수준이다.
포스코는 광양과 포항제철소 생산량 확대에 각각 1조6015억원과 2조2034억원의 투자비를 책정해 놓았고, 인도네시아 제철소 건설에도 3조124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각각 3조2550억원과 9220억원을 들여 당진 제철소 증설에 나설 계획이고, 동국제강도 브라질 제철소 건설에 5조154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철강업계의 이같은 2차 대규모 투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이뤄진 1차 대규모 투자기의 투자총액 13조3000억원을 웃돈다. 주요 투자 대상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열연강판과 후판 등 판재류에 맞춰져 있다. 다만 1차 대규모 투자가 공급부족 상태였던 국내 철강 수급구조를 염두에 뒀었다면 이번 투자는 해외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의 대규모 투자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 재정위기가 확대되고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여력은 줄었다. 민간 경제 부문도 활력을 찾지 못한채 바닥을 기고 있다. 이머징 경제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칫 글로벌 수요가 뒷받침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강업계의 재무부담만 늘어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해외 프로젝트가 많은 2차 대규모 투자의 경우 철강업계 도약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사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투자 외적으로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