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본드피플]김성준 대한생명 상무 "크레딧물도 고려"②

by신상건 기자
2010.12.14 09:10:14

"장내 스퀴즈로 국채가격 왜곡, 개선시급"
"스트립채권 매력 줄어..외국인 채권매수는 유효할듯"

마켓 인 | 이 기사는 12월 13일 10시 1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내년 채권시장 전망이요? 글쎄요. 정말 어려운 얘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에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장기 국고채 위주 운용보다는 금리 상황에 따라 장·단기 채권을 동시에 매수하는 바벨 포지션이나 크레딧물 투자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성준 대한생명 상무는 내년에도 보험사에게 장기채권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채권금리 하락의 한 요인이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원화 저평가 매력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사의 자산운용 방식도 장기채 위주가 아닌 회사채 등 좀 더 다양화된 운용 방식을 권했다. 또한 김 상무는 향후 채권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채권 거래의 투명성 확보와 유통시장에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상무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듯이 지표채권 유통물량 부족과 국채 전문딜러(PD)의 장내 시장조성 의무제도 등으로 장내시장 스퀴즈가 발생해 국채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며 "이는 전체 채권가격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준 상무가 생각하는 내년 채권시장 전망과 보완책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 미국 등 주요국들의 유동성 확대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내년을 어떻게 전망하나.

▲선진국의 풍부한 유동성은 미국 경기 불확실성과 유럽 재정위기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에 대한 투자로 이어져 주가 상승과 채권금리를 하락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외국자본 규제 대책과 북한에 연평도 포격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주춤하긴 하다. 하지만 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원화 저평가 매력에 끌린 외국인 투자자들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내년 보험사들이 장기물 국고채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데 의견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경기선행지수 하락이 10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공업생산도 둔화세를 보여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외에 지속적인 외국인 원화채권매수로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둔화는 경기순환 국면에서 조정과정으로 장기적인 경기 회복세를 훼손시킬 가능성은 적다. 글로벌 경제 회복과 함께 내년 1분기 선행지수 상승반전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향후 통화팽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감 등으로 금리 변동성이 확대하는 가운데 현재 수준보다 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과도하게 낮은 금리대에서 장기국고채 위주 운용보다 금리 상황에 따라 장·단기 채권을 동시에 매수하는 바벨 포지션이나 크레딧물 투자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 내년 4월 위험자기자본(RBC)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한생명의 대응책은 어떻게 되나.



▲이미 2009년부터 RBC제도 도입에 대비해 금리리스크와 신용리스크 축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부채듀레이션과 자산듀레이션 갭을 줄이기 위해 장기채 위주 채권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부채 측면에서도 부채 듀레이션과 평균부담금리를 낮추기 위해 금리연동형 상품 판매 비중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스트립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스트립채권의 장기물 위주로 매수한다면 이표채를 사는 것보다 듀레이션도 늘릴 수 있고 수익률도 높일 수 있어 초기에 우리 회사도 스트립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진행되고 이표채권과 스트립채권 간 스프레드가 많이 좁혀져 예전보다 매력이 줄어든 상황이다.

-정부가 한국채의 씨티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현재 상황을 보면 정부가 WGBI 편입이 급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우리나라 등 이머징 마켓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철폐했던 외국인 채권 과세를 재개한 점은 WEBI 편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해외 유수 금융기관들의 해외투자 트렌드가 선진국 채권에 이머징마켓 채권을 더해 운용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채권은 상관관계가 낮고 또한 위험을 줄이며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최근 자본 규제 얘기가 나오면서 외국인의 국채채권 투자가 둔화되는 모습도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외국자본 규제대책이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 때 면세혜택 철회와 외은지점 선물환 포지션 규제 등으로 외국인 매수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가 아닌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인 원화 강세에 배팅한 외국인에 국내채권 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규제 자체 파급효과 보다 환율 전망이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내년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나.

▲통화정책 측면에서 국내외 유동성 확대에 따른 기대 인플레 심리 확대와 저금리 지속에 따른 자산버블 불안감 등으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 하지만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온전치 않은 만큼 국내외 금리차와 원화강세 부담측면에서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긴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이 내년에도 긴축과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제 아래 연간으로 2~3차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채권시장이 많은 발전을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나.

▲최근 채권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듯이 지표채권 유통물량 부족과 국채 전문딜러 장내시장조성 의무제도 등으로 장내시장 스퀴즈가 발생해 국채가격이 왜곡되고 있다. 이는 전체 채권가격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장외시장채권 거래에 투명성을 위한 조치와 유통시장 활성화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