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도요타도 반한 기술로 해외시장 `공략`

by정재웅 기자
2009.08.09 11:35:00

세계 최고 품질 도요타도 인정한 車강판 기술
내년 도요타와 장기공급 계약..글로벌 업체로 '우뚝'
멕시코, 글로벌 포스코 도약의 첫 단추

[알타미라=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포스코가 마침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해외 자동차 강판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공략무기는 세계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는 도요타도 인정한 기술력. 거점은 북미는 물론, 중남미까지 공략이 가능한 멕시코를 선택했다.


올해 초 포스코(005490)는 깐깐하기로 유명한 도요타로부터 일본 본사에 자동차용 강판을 납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자동차용 강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지 꼭 10년 만의 쾌거였다.

도요타는 자사에 납품하는 업체에 대해 업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유명하다. 품질은 기본이고 도요타의 경영철학과도 맞아 떨어지는 업체만이 도요타에 납품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포스코는 이런 깐깐 한 잣대를 오직 기술력으로 돌파한 사례다.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도요타 현지공장에 납품을 시작으로 조금씩 도요타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뛰어난 기술력에 가격도 합리적인 포스코 제품에 도요타도 반한 셈이다.
 
아울러 도요타와는 내년부터 장기공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관 포스코 마케팅 부문장(부사장)은 "혼다, 닛산은 이미 포스코가 메이저 공급사"라며 "도요타와는 내년 이후에는 점차 장기공급 체제로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포스코는 도요타 본사에서 제품 전시회를 연다. 포스코만이 보유한 자동차 강판기술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다. 이 전시회에는 세계에서 가장 미려한 표면처리를 자랑하는 GI-ACE강판과 기존 물리학의 통념을 깨는 TRIP강 등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조건이 있다.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누구나 이 전시회에 참석할 수 있지만 여타 철강회사 관계자는 출입금지다. 기술유출 우려때문이다.





기술력이 확보된 포스코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리고 그 첫 거점이 멕시코에 준공한 CGL 공장이다.

멕시코는 임금이 저렴하고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GM, 르노닛산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북미는 물론, 중남미 시장까지도 공략이 가능한 전략적 요충지다.

또 멕시코는 지난해 총 21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중남미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 중 하나다. 전체 생산량의 77%를 미국, 캐나다로 수출하고 있으며 유럽지역으로 우회수출도 가능하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생산공장을 해상수송이 용이한 미국 동남부지역으로 이동하는 추세여서 멕시코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 CGL이 위치한 멕시코에 5개의 자동차 공장이 있어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포스코 멕시코 CGL은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캐나다, 중남미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가진 중요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오창관 부사장도 "전세계 15대 자동차 메이커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사는 포스코뿐"이라며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 어느 철강사와 겨뤄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이번에 준공한 멕시코는 물론, 유럽지역 공략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최근에는 인도에도 CGL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기술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거침없는 행보다. 그리고 멕시코는 이런 포스코 글로벌 전략의 첫 단추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