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09.03.19 07:17:02
버핏,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에는 침묵지켜
버크셔 해서웨이, 무디스 지분 20% 보유
[이데일리 김혜미기자] "(나의 투자결정은) 지금까지 완전히 틀렸고, 최악의 타이밍으로 인해 버크셔 해서웨이는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 2월 28일,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자신의 석유회사 투자와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당시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96% 급감한 데 대해, 자신의 잘못된 투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자신의 투자행위를 부문별·종목별로 조목조목 비판해 온 버핏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어 의구심을 사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18일,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의 신용평가 시스템이 잘못돼 있으나 버핏이 이를 묵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무디스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신용평가사들이 스스로 등급을 매긴 기업들에게서 수십억 달러의 수수료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는 점. 비판가들은 신용평가사들이 지금까지 셀수 없이 많은 기관과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평가해왔고, 그 결과물이 시장에 반영돼 왔지만 오류가 자주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평가방법이 잘못돼 있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지난해 무디스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기 며칠 전 리먼 채권 등급을 A2로 제시했다. 또 AIG가 구제금융을 받기 전 주에는 A2보다 더 높은 Aa3 등급을 매겼다.
신용평가사들은 또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와 무디스에서는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피치로부터는 지난주 처음으로 1단계 하향조정됐다.
`스노우볼`의 작가 앨리스 슈로더는 워렌 버핏이 신용등급 책정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워렌이 실수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한다"면서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을 `짖지않는 개`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봄 버핏은 금융위기사태에 신용평가기관들이 깊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는 무디스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고, 이는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와 관련해 버핏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무디스는 신용평가시스템을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마이클 애들러 대변인은 "무디스는 일련의 변화를 거쳐왔고, 분쟁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갖고 있으며,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