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일제 하락..`고유가+AIG 악재`

by김기성 기자
2008.05.10 01:33:17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다.

사상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국제 유가와 AIG의 대규모 적자가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고, 월가 예상치를 넘어선 AIG의 분기 적자는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걱정을 키우는 분위기다.

12시15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748.64로 전일대비 118.95포인트(0.92%)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94포인트(0.53%) 떨어진 2438.30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85.95로 11.73포인트(0.84%) 내림세다.

개장전 전자거래에서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26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1.16달러 오른 124.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 하락이 유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AIG, 씨티그룹, 항공주, 상품주 `하락`..서킷시티 `상승`

세계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월가 전망치를 넘어선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소식에 7.8% 급락세다.

전날 장마감 직후 발표된 AIG의 1분기 순손실은 78억1000만달러(주당 3.09달러)에 달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손실은 1.41달러로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76센트를 크게 넘어섰다.

마틴 설리반 AIG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상품의 가치하락 및 미실현 평가손이 예상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AIG는 125억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씨티그룹(C)은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주주들과 모임에서 "수익성 회복을 위해 향후 3년간 4000억달러의 자산을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나 1%대의 하락세를 타고 있다.

델타항공 등 항공주들은 거듭되는 유가의 고공행진 여파로 동반 내림세다. 델타항공(DAL)은 2.9% 밀렸다.



상품주도 유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동반 하락세다. 중국 등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염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원유 메어저인 엑손 모빌(XOM)은 1.5% 떨어졌다. 구리 및 금 제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 구퍼 앤 골드(FCX)은 4% 뒷걸음질쳤다.

반면 미국 2위 전자유통업체인 서킷시티(CC)는 회사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공식적인 발표에 힘입어 8.3% 급등세다.

서킷시티는 "회사 매각을 추진하겠다"면서 "(서킷시티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블록버스터와 칼 아이칸에게 회계장부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블록버스터는 지난 2월 서킷시티를 135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 블록버스터는 서킷시티의 발표와 관련,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칼 아이칸도 이날 "블록버스터가 자금조달 능력이 없다면 서킷시티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며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서킷시티는 회사 매각 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美 3월 수입·수출 모두 감소..`세계경제 둔화 신호?`

미국의 3월 무역적자가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월가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입과 수출이 모두 줄어들어 세계 경제의 둔화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상무부는 3월 무역적자가 전월의 617억달러(수정치)에서 582억달러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610억달러에 못미친 것이다.

이같은 무역적자 축소는 수입 급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3월 수입 규모는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전월대비 2.9% 감소한 2067억달러에 그쳐 6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3월 수출은 1.7% 줄어든 1485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년내 가장 큰 폭으로 감소율이다.

한편 미국의 3월 대중국 무역적자도 2년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월의 184억달러에서 161억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