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 주택담보대출, 미국과 한국 무엇이 다른가

by이승우 기자
2007.03.16 06:37:00

저축銀,주택담보대출 연체율↓..미국과 반대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재연 가능성 낮아
부동산PF 대출 의존도는 지켜봐야 할 듯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미국 주택가격 하락에서 파생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고객 주택담보대출)`사태로 세계 금융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외부변수에 특히 취약한 면을 드러내 온 국내 시장도 영향권이다.
 
더 나아가 내부적으로도 저축은행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 위험도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사태를 촉발할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돼 시장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의 부동산 시장과 대출 상황은 여러가지 면에서 상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가장 큰 충격은 20%에 육박하는 연체율이었는데 한국의 저축은행 주택담보 대출의 연체율은 오히려 하락세다.


 
지난 2005년 통계부터 집계를 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기업+개인) 연체율이 13.9%다. 이후 꾸준히 하락해 작년말 현재 8.9%까지 내려왔다. 반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은 재작년 1분기를 바닥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흐름도 미국과 한국은 차이가 있다. 연체율이 바닥을 치던 재작년 1분기 미국의 전국주택가격 상승율(전년동월대비)은 10%를 넘었지만 이후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의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 2004년을 바닥으로 꾸준히 오름세다. 

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 전체 집 담보 대출의 적게는 7%, 많게는 20%까지(추정치)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저축은행 주택담보 대출은 1.8%(개인+기업)에 불과해 최악의 경우에도 전체 금융시장으로의 충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택담보 대출의 비중과 연체율이 높지 않지만 PF대출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대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게 불안요인이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경우 저축은행 전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저축은행의 부동산관련업 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부동산PF와 건설업, 부동산업을 포함하는 대출이 21조1892억원에 달한다. 특히 부동산PF대출이 총대출의 26.7%로 증가율이 폭발적인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PF대출의 경우 토지 담보율이 50~90%로 높아 땅값이 내리면 시공사는 물론 저축은행의 부실 위험도 커지게 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PF 대출 담보로 잡히는 땅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이상 큰 충격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만약 사업이 중도에 중단돼 담보 자산 즉 땅을 경매로 넘기게 되는 경우 그 가치는 더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동산과 관련된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부동산 경기 하락→저축은행 부실→부동산 경기 재하락` 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게 된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부동산PF대출을 내년말까지 총대출의 30%로 줄이라고 저축은행에게 지도했다. PF대출에 대한 충당금 비중도 크게 높일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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