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앞둔 집 전세 사는데…나가라면 나가야 할까[똑똑한부동산]
by김형환 기자
2026.08.16 00:00:04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 명도소송 제기
관처 이후라면 부동산 사용·수익할 수 없어
이주 지연할 경우 법적 분쟁 휘말릴수도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 최근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에서 세입자의 이주가 늦을 경우 세입자에 대한 명도소송 등을 제기하겠다고 공지했다. 아파트 전체 세대 중 70%가 세입자로 거주하는만큼 세입자의 이주가 늦어지면 재건축 사업도 함께 늦어질 수밖에 없다.
| |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 사업시행인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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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 수익성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사업진행속도다. 사업 진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 그에 따라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도 늘어난다. 특히 거주자의 이주가 시작된 후 일부 거주자의 이주가 늦어져 사업이 지연되는 때에는 이미 대출을 통해 이주비를 마련한 사례가 많아 매월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재개발, 재건축 조합에서는 일부 거주자의 이주 지연으로 사업진행이 늦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거주자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다. 이때 아직 임대차기간이 남아있는 점을 이유로 세입자가 조합의 명도소송을 거부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재개발, 재건축 조합이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라면 도시정비법에 따라 사업구역 내의 거주자는 사업구역 내의 부동산을 더 이상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도 관련 법령에 따라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되는 때에는 세입자는 임대차계약에 대한 갱신요구 등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미 관리처분인가가 이루어진 재개발, 재건축 사업지에 거주하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조합이 정한 이주기간 내에 이주할 의무가 발생한다. 이때 세입자는 그동안 재개발, 재건축 사업 진행으로 인해 주변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시세로 거주한 사례가 많아 이주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소유자나 조합에 대해 이사비 등 이주에 필요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에는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업인정고시일 이전부터 거주하다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때에 조합으로부터 일정 비용을 수령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은 이와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소유자나 조합에서 별도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없다면 이주비에 필요한 비용을 수령할 법적 권리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명도를 거절할 수 있고, 소유자가 경제적 여력이 없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 조합이 세입자의 이주를 돕기 위해 임대차보증금을 대신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거주하고 있는 곳에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 관리처분인가시점까지는 비교적 저렴한 시세로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후에 이주를 지연하면 여러 가지 법적 분쟁이 휘말릴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