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월간맥짚기]삼성바이오 분할·'대어' 리브스메드 IPO

by석지헌 기자
2025.12.03 07:24:38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11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주요 연구개발(R&D)성과 발표, 기업 지배구조 개편, 기업공개(IPO) 수요 예측 등 주요 이벤트가 몰려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시행을 시작으로, ‘BIO 유럽 2025’에서의 대규모 파트너링과 아리바이오의 치매 전자약 임상 결과 공개, 그리고 리브스메드의 코스닥 상장 도전까지 굵직한 일정들이 이어진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11월 1일 인적분할을 단행한다. CDMO(위탁개발생산)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설립 등기일은 11월 3일로 예상되며, 거래정지 기간은 10월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이다. 11월 24일 유가증권시장에 변경 상장될 예정이다.

기존 주주는 존속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설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식을 약 0.65 대 0.35 비율로 배분받게 된다.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에 집중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전담하는 독립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을 통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리바이오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자극 전자약의 탐색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기능, 일상생활척도, MRI, 뇌혈류량 등을 평가했다.

회사는 현재 유효성 및 안전성 분석을 마무리 중이며, 탑라인 결과를 11월 중순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전자약은 ‘경두개 음향진동자극(tVAS)’ 기술을 적용한 비침습 뇌자극 기기로, 특정 저주파 음향 진동을 통해 신경망 활성화와 인지기능 저하 완화를 유도한다. 회사는 내년 확증임상에 착수해 2027년 말 의료기기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유럽·일본 등으로 임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리바이오는 전자약 외에도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상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R1001은 미국 임상 3상이 진행 중으로, 전체 1535명 중 약 500명 환자의 투약이 완료됐다. 내년 상반기 모든 환자 투약을 마치고, 내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300명 대상 중간 분석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회사는 지난 22일 SK케미칼(285130)과 AR1001의 제형 변경 및 글로벌 공동개발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미 삼진제약과 국내 상업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SK케미칼과 필름형 등 다양한 제제 연구 및 해외 공동 진출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아리바이오는 소룩스(290690)와의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합병 증권신고서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으나, 회사는 추가 정정본 제출 후 내년 1월 합병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약과 AR1001의 상업화 추진이 합병 절차의 신뢰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BIO 유럽 2025’에는 60개국 3000여개 기업과 5700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가 참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디앤디파마텍(347850), 아리바이오, 압타바이오(293780), 인벤티지랩(389470), 큐라클(36527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 등 국내 기업들도 대거 참여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과 투자 유치에 나선다.

디앤디파마텍은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을 중심으로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규 위탁생산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TM)’를 소개해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임상 3상 진행 상황을 중심으로 50건 이상의 글로벌 미팅을 진행하며, 압타바이오와 인벤티지랩, 큐라클 등도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협력을 추진한다.



복강경 수술기구 개발업체 리브스메드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신주 247만주를 발행하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4만4000~5만50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851억~1조3561억원 수준이다. 11월 20~26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12월 초 일반 청약이 진행된다.

리브스메드는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다. 직경 5mm 크기의 초정밀 구조에 각 관절이 상·하·좌·우 90°까지 움직이는 설계를 구현했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면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회사의 차세대 성장 동력은 수술로봇 ‘스타크(STARK)’다. 리브스메드는 올해 7월 미국 원격 의료기기 기업 소바토(SOVATO)와 협력해 캘리포니아-시카고 간 약 3000km 거리에서 원격 수술 시연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피드백 및 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복강경 수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는 “외과수술 플랫폼 업체로서 경쟁 무대는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이라며 “독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의료로봇 분야에서 K메디컬의 리더십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