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바이오, 건기식 제품 확대로 국내 연질캡슐 왕좌 굳힌다
by신민준 기자
2025.01.09 09:30:05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국내 연질캡슐 1위 기업 알피바이오(314140)가 흑삼 등 건강기능식품 연질캡슐 제품 범위 확대로 왕좌 굳히기에 나선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시장 규모가 6조원에 달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일반의약품 연질캡슐 주문자위탁생산(OEM)·주문자개발생산(ODM)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만큼 개별인정원료와 신규 제형 개발 등을 통한 건강기능식품시장 공략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 *2024년 9월 매출과 영업적자는 누적 기준.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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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피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1510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6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알피바이오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927억원, 영업적자(손실) 11억원을 거뒀다.
알피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들어 영업적자가 발생한 것은 원료의약품 원가와 자재비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시장에 과잉공급된 감기약 및 진통제가 예상보다 늦게 소진됐다. 연질캡슐 시장 전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간장제, 진통제, 감기약이 잠시 정체기인듯하다”고 설명했다.
알피바이오는 일반·전문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연질캡슐 등의 주문자위탁생산(OEM)·주문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알피바이오의 전신은 한국알피쉐러로 1983년 대웅제약(069620)이 미국 연질캡슐기업인 카탈런트(옛 알피쉐러)와 합작헤 설립했다. 한국알피쉐러는 2012년 대웅상사와 합병하면서 알피코프로 사명이 변경됐다. 알피바이오는 2016년 알피코프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의약품 제형은 크게 정제(타블렛), 경질캡슐, 연질캡슐로 구분된다. 이 중 연질캡슐은 체내 흡수가 빠르고 목 넘김이 편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연질캡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감기약 품귀 대란 등을 거치며 소비자와 제약사들이 선호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국내 연질캡슐 제조 시장에서 1980년대부터 40여년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리서치알음에 따르면 알피바이오의 국내 연질캡슐 시장점유율은 지난 2020년 51.5%에서 지난 2022년 약 60%로 상승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KHSA)에 따르면 국내 연질캡슐시장 규모는 3000억원이상으로 추정된다. 알피바이오는 녹십자·유한양행·종근당 등 국내 400여개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알피바이오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연질캡슐 원천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핵심 기술인 네오솔과 네오젤을 비롯한 15개의 연질캡슐 제조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오솔은 체내에서 약제를 잘 녹여 약효를 높이는 기술로 진통제에 활용되는 난용성 약물을 몸에서 빠르게 녹여 약효가 경쟁사 제품 대비 2.2배(생체 이용률·투여 약물의 순환흡수 비율) 빠르다.
알피바이오는 동일 함량으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캡슐도 제조할 수 있다. 이는 내용물을 잘 감싸 캡슐 누액과 변형을 최소화하는 네오젤 기술 덕분이다. 네오젤 기술을 적용하면 시간이 지나도 캡슐 표면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캡슐 표면 유통기한도 국내에서 가장 긴 36개월(경쟁사 24개월)에 달한다.
알피바이오의 유통기한 36개월 연질캡슐 기술은 감기약과 진통제 등의 의약품과 △오메가3 △루테인 △비타민D 등의 건강기능식품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유통기한 36개월 연질캡슐 기술이 적용된 주요 제품은 △우루사(대웅제약) △모드시리즈(종근당) △프로메가오메가3(종근당건강) △비타민D1000IU(에스더포뮬러) 등이 있다. 알피바이오는 국내 유일 최소 사이즈로 생산 가능한 오리지널 성형기를 통해 제품 사이즈를 기존 대비 80% 축소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일반·전문의약품시장에서 인지도와 더불어 경쟁력을 쌓아온 만큼 건강기능식품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시장이 알피바이오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건강기능식품 연질캡슐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33.2%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의약품 연질캡슐 매출 비중은 약 45.3%를 나타냈다.
먼저 알피바이오는 신규 제형 개발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알피바이오는 국내 최초로 블리스터 젤리 신규 제형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블리스터 젤리 제형은 특수 천연 유화제 및 친수성 산화방지복합체를 사용해 산화를 방지한다. 블리스터 젤리 제형은 신규 우수한 에멀전을 형성시켜 색과 맛, 향, 유효성분의 함량을 안전하게 유지한다. 블리스터 젤리 제형은 국내에 직수입제품만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블리스터 포장시장 규모는 올해 293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34년 551억달러(약 76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알피바이오 관계자는 “알로에 젤리스틱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 주문이 꽉 차있다”며 “블리스터 젤리는 부드러운 식감으로 구강 기능이 약한 어린이와 노년층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피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도 개발하고 있다. 원료 자급화를 통해 가격 상승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독점권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건강기능식품공전에 등재되지 않은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 원료를 의미한다. 영업자가 원료의 안정성과 기능성, 기준 및 규격 등의 자료를 제출해 관련 규정에 따른 평가를 통해 기능성 원료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정을 받은 기업만이 해당 원료를 제조 또는 판매할 수 있다. 특히 개별인정을 받은 원료는 6년간 독점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경쟁기업은 개별인정을 받은 원료로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
알피바이오는 흑삼 추출물을 농촌진흥청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았다. 흑삼 추출물은 국내 최초로 호흡기 건강 개별인정 원료로 내년 중 연질캡슐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흑삼 추출물은 진세노사이드가 홍삼 대비 최대 13배 함유된 것으로 전해진다. 알피바이오는 남성 갱년기 관련 쏘팔메토와 통캇알리 추출물 개별 인정 원료도 개발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2019년 경기도 화성시에 마도 신공장을 설립했다. 알피바이오는 공장 설립 후 증설을 통해 매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마도 공장은 대지 1만평, 건평 2500평 규모로 설립됐다. 마도공장은 연간 △연질 30억캡슐 △정제 5억정 △경질 3억캡슐 △분말스틱 2억포 △젤리스틱 1억포 △멀티팩 1억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설비를 갖췄다. 알피바이오의 지난해 연간 생산량은 △일반의약품 13억포 △건강기능식품 14억포 등 총 2500억원의 규모였다. 알피바이오의 지난 2022년 연간 생산량은 약 2000억원 규모였다.
알피바이오는 내수 비중이 99%에 달하는 만큼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알피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와 의약품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알피바이오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의 핵심은 신규 제형의 추가 상품화 및 개별인정형 원료 품목허가 획득”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영업흑자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