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수출 1위' 쎌바이오텍,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속도
by신민준 기자
2024.11.12 09:10:54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국내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수출 1위 쎌바이오텍(049960)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쎌바이오텍은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출 확대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쎌바이오텍은 건강기능식품 기반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쎌바이오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256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253억원)대비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주력 제품인 프로바이오틱스 매출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쎌바이오텍은 1995년 설립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개발 및 완제품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국내 최초로 유산균을 국산화해 대량생산했다. 쎌바이오텍은 주력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DUOLAC)을 2004년 국내에 론칭한 뒤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듀오락은 수입 균주 혼합 없이 100% 한국산 유산균만을 사용했다. 듀오락은 세계 특허 듀얼코팅 기술을 접목해 장내 생존율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쎌바이오텍은 2010년대부터 수출을 본격화해 프로바이오틱스 본고장인 덴마크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덴마크를 비롯해 55개국에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수출해 국내 수출 1위 자리에 올라있다.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약 51%에 이른다. 국내 경쟁사들은 내수 위주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수출의 절반 이상 이상이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앞으로 중국과 미국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쎌바이오텍은 지난 2월 한국산 유산균 11종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 최상위 안전원료인증 제도(FDA GRAS)를 세계 최다 취득했다. 쎌바이오텍은 미국 식품의약국 최상위 안전원료인증을 기폭제로 해 수출 확대에 주력한다.
미국 식품의약국 최상위 안전원료인증 제도는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현재까지 등재된 유산균은 단 71종에 불과하다. 이 중 11종이 쎌바이오텍의 한국산 유산균으로 전해진다.
쎌바이오텍은 미국과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식품원료박람회 등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쎌바이오텍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식품 원료 박람회 ‘SSW 2024(SupplySide West 2024)’에 참가했다. 쎌바이오텍은 이번 박람회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듀오락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국산 유산균의 우수성과 기술력, 연구 성과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미국 프로바이오틱스 규모는 2022년 기준 62억 4000만달러(약 8조 6000억원)에 달한다. 쎌바이오텍은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건강기능식품 박람회 ‘HNC 2024’에도 참가해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쎌바이오텍은 20년간 대만을 통해 중국에 한국산 유산균의 원말(원재료)을 공급해왔다. 코트라 난징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프로바이오틱스 소비 규모는 전 세계 25% 이상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중국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7년 553억위안(약 10조 7000억원)에서 2020년 880억위안(약 17조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중국 프로바이오틱스시장 규모는 매년 11~12% 성장하고 있다. 중국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2026년에 1377억위안(약 26조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쎌바이오텍은 관계자는 “쎌바이오텍은 1995년 국내 최초, 세계 5번째로 유산균 대량생산에 성공하며 유산균 국산화 시대를 연 1세대 바이오벤처기업”이라며 “특히 11년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수출 1위를 유지하고 유산균 본고장으로 알려진 덴마크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유산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등 거대한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으로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쎌바이오텍은 한국산 유산균을 활용한 경구용 대장암 신약 PP-P8을 개발하고 있다. PP-P8이란 쎌바이오텍의 특허균주(Lactobacillus rhamnosus CBT-LR5, KCTC 12202BP) 유래 항암 단백질 P8을 대량 복제 생산하는 형질전환체 유산균( Pediococcus pentosaceus CBT-SL4, KCTC 10297BP)을 말한다. PP-P8은 유산균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대장암 세포를 죽이는 항암 단백질 P8을 자연 상태보다 약 100배 이상 생성되도록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유산균에서 유래한 항암 단백질 P8을 플라스미드(세균의 세포 내에 염색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면서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유전자(DNA))에 도입한다. 쎌바이오텍은 이 플라스미드 유전자를 또 다른 유산균에 형질전환 시키는 유산균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마치 듣고 싶은 테이프(운반하고 싶은 특정 유전자)를 유산균에 바꿔 끼우는 방식이다. 쎌바이오텍은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향후 당뇨와 비만 치료제 등 다양한 연구 개발 파이프라인으로 신약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PP-P8은 유산균 유래의 천연 의약품으로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 없다. PP-P8은 효율적으로 암세포의 성장만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PP-P8은 경구용(먹는) 제제로 개발돼 정맥 주사의 부작용이 없다. PP-P8은 쇼크, 호흡곤란 등 과민반응의 위험도가 낮은데다 장기 복용이 편리하다.
쎌바이오텍은 3차원 구조의 치료물질이 정확한 위치에서 대량으로 분비될 수 있는 유산균 전달체도 직접 개발했다. 이외에도 쎌바이오텍은 플랫폼 기술, 대장암 동물 모델, 항암 작용 메커니즘 등 모든 연구를 직접 진행했다. 유산균이 대장에 무사히 도착해 증식하려면 위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쎌바이오텍은 이 문제를 해결한 듀얼코팅 특허 기술을 기존에 확보하고 있었다. 쎌바이오텍은 연내 PP-P8의 임상 1상을 진행한 뒤 이르면 내년 임상 1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쎌바이오텍은 PP-P8을 임상 3상까지 완료한 뒤 자체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유산균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 공장도 확보했다. 쎌바이오텍이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문성과 희귀성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위탁개발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10개 내외로 손에 꼽힌다. 국내는 쎌바이오텍 외에 종근당바이오(063160)가 생산 설비를 갖췄다. 지놈앤컴퍼니(314130)가 미국 업체 인수를 통해 해당 사업 진출에 나선 것이 전부로 알려졌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PP-P8은 대량 생산이 가능해 경제성을 갖춘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며 “PP-P8은 29년 한국산 유산균의 모든 연구 데이터를 집대성해 탄생한 신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쎌바이오텍은 향후 대장암 신약뿐만 아니라 당뇨·비만시장에도 진출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기업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