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 시신 절단된 채 발견…범인은[그해 오늘]

by김민정 기자
2024.10.06 00:01:00

임금 지급 문제…또다른 이웃주민에 중상해 입히기도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6년 10월 6일,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80대 지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공사장에 버린 이모(71)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10월 1일 오후 4시 30분께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87)씨를 살해한 후 금품을 빼앗고 시신을 훼손해 7km 떨어진 공사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고양경찰서 제공)
두 사람은 약 6년 전 다른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후 1년에 1~2회 만나며 관계를 이어왔다.

사건 당일 술자리는 이씨의 집에 A씨가 소주 5병을 사 들고 찾아오며 시작됐다.

화기애애했던 술자리는 소주 4병을 나눠 마실 때쯤 사달이 벌어졌다. A씨는 “너는 평소 행실이 문제가 있으니 지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 것 아니냐”며 잔소리했고 이에 이씨는 격분했다.

화가 난 이씨는 A씨를 목 졸라 살해했고, 이후 인근 택지 개발 공사 현장에 유기하려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흙과 폐기물이 뒤섞인 이곳은 수시로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곳이라 시신이 자연스럽게 처리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또 만약 시신이 발견돼도 얼굴이 없으면 신원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A씨가 귀가하지 않자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고 A씨는 6일 오전 8시께 목이 잘리는 등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채로 덕양구의 한 공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씨는 범행 직후 집에서 200m 떨어진 B(64·여)씨를 찾아가 밀린 임금을 달라며 흉기로 머리를 수회 내리쳐 중상해를 입힌 혐의(살인미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이전에 B씨 집수리를 도운 적 있으나 임금 지급 문제 때문에 갈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B씨의 비명을 들은 B씨의 아들과 몸싸움을 하다 얼굴을 다쳐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5일 경찰에 붙잡혔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씨는 동네에서 농사일을 돕거나 공사장에서 잡부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