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 트렌디한 비만·MASH·탈모 신약으로 기술이전 가능성 ↑
by김새미 기자
2024.02.02 10:10:15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올릭스(226950)가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트렌디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춰 연구개발(R&D)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비만·대사이상 지방간염(MASH)·탈모 치료제의 R&D 현황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릭스는 RNA간섭(RNAi)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해 여러 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켜온 업체다. 올릭스의 기술이전 실적을 살펴보면 계약건수는 5건(신약후보물질 6개)이며, 총 계약 규모는 8744억원이다. 실제로 수취한 금액은 177억원으로 전체 계약 규모의 2%에 해당한다.
이 중 2013년 휴젤(145020)과 체결했던 비대흉터치료제 ‘OLX101A’의 기술이전 계약은 지난해 5월 해지됐다. 동시에 휴젤이 진행했던 OLX101A 국내 임상 2a상도 조기 종료됐다. 당시 계약 규모는 10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올릭스는 OLX101A의 아시아 지역 대상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글로벌 판권을 온전하게 확보한 것을 바탕으로 재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프랑스 떼아오픈이노베이션(Thea Open Innovation)에 기술이전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OLX301A’는 지난해 3월 환자 투약을 개시하며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판권에 대한 기술이전 협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내 OLX301A의 다회 투여 임상이 마무리되면 100억원이 넘는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떼아에 같이 기술이전된 망막하 섬유화증 및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OLX301D’는 OLX301A에 비해 개발 속도가 느린 편이다. 아직 전임상 단계로 동물 효력시험과 GLP 독성 시험 완료 후 임상 1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올릭스는 새로운 기술이전 계약 체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트렌디한 질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올릭스는 2020년부터 비만·MASH·탈모 치료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올릭스는 주로 임상 1상까지 마치고 임상 2상 초기에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임상 1상을 마치는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만 치료제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최근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로 선풍적 인기를 끌자 다른 빅파마들도 비만치료제 확보에 열올리고 있다. 로슈는 미국 카못테라퓨틱스를 약 4조원에 인수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에코진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ECC5004’를 약 2조6000억원 규모에 기술 도입했다. MSD와 암젠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은 비만 치료제에서 MASH 치료제로도 확장되는 추세다. MASH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의 새로운 명칭으로 지난해 말 세계 주요 간 학회에서 확정됐다. 비만이 대사질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뇨병 치료제로 쓰여온 GLP-1 계열 약물이 비만뿐 아니라 MASH 치료제로도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MASH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릭스가 개발 중인 비만·MASH 치료제 ‘OLX702A’는 지난달 호주 임상 1상 IND를 승인받았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이달 미국에서 열린 JPM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OLX702A에 대해 다수의 빅파마와 후속 미팅을 진행했다. OLX702A에 대한 비밀유지협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연구를 시작한 탈모 치료제 ‘OLX104C’도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OLX104C는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인데 연내에는 임상 1상 최종결과보고서(CSR)을 수령할 예정이다. 올릭스는 해당 임상에서 OLX104C의 안전성이 확인되면 이를 기반으로 탈모 기능성 화장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OLX104C는 월 1회 국소 투여 방식이라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안전하다. 또 남성뿐 아니라 여성 탈모에도 치료 가능할 것으로 기대돼 개발 성공 시 폭넓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남성형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23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8년 42억달러(약 5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미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올릭스의 기업가치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올릭스가 경쟁사로 여기는 회사는 미국의 앨라일람(Alnylam), 애로우헤드(Arrowhead) 등이다. 올릭스는 글로벌 기술이전을 통해 세계 3대 핵산 치료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siRNA 기전의 선두주자인 양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35조원, 4조원이다. 또 중국 리보는 지난 4일 siRNA 기반 MASH 치료제를 베링거인겔하임에 20억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반면 올릭스의 시총은 26일 기준 2379억원에 불과하다.
이 연구원은 “올릭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OLX101A, OLX301A, OLX702A”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후보물질은 OLX702A”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리보핵산(RNA) 치료제는 임상 초기 단계에서도 활발한 기술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