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프리, 美 매출 1조원 빨라질까…글로벌 로열티도 확보

by김진수 기자
2024.02.01 11:30:39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올해도 성장을 이어간다. 주요 판매국인 미국에서는 지난해와 같이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기존 뇌전증 치료제 처방 1위 제품까지 넘어서는 등 거침없는 행보가 예상된다.

이어 미국 외 약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도 본격 진출해 매출을 다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 (사진=SK바이오팜)
30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매출 49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매출 3549억원 대비 3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 분위기를 이어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526억원이다. 특히, 2022년 영업적자 1311억원에서 지난해 지난해 9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개선한 데 이어 불과 2년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SK바이오팜의 실적 역시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성장이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이 예상하는 올해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최대 4250억원이다. 지난해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2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는데, 올해도 50% 이상의 성장이 기대되는 셈이다.

이어 엑스코프리 매출은 2025년 5750억원, 2026년 7120억원, 2027년 817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추정치로 계산한 연평균성장률(CAGR)은 약 24%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8년엔 엑스코프리 매출 1조원이 가능하다. 이는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가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예상한 시점 2029년보다 1년 더 빠르다.

또 지금과 같은 처방이 이뤄진다면 올해 안으로 동일 치료군(Therapeutic Area) 내 처방 1위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미국 뇌전증 치료제 처방 1위는 UCB의 브리비액트이지만 올해 엑스코프리가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적응증 확장과 연령 확대로 매출 퀀텀 점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코프리 미국 시장 분기별 매출. (그래프=SK바이오팜)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 기준 10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최대 시장인 미국이 5조5000억원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제외 시장은 4조5000억원 가량으로, SK바이오팜은 이미 파트너사 계약 등을 통해 사실상 전세계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 엑스코프리 출시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18개국에서 ‘온투즈리’라는 이름으로 출시가 이뤄졌다. 이달에는 캐나다에서도 엑스코프리가 출시됐다. 캐나다는 미국에 이어 큰 시장으로 꼽힌다. 이밖에 이스라엘, 남미 17개국,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집트 등 MENA 지역 16개국에도 파트너사가 엑스코프리 판매를 위한 준비 중에 있다. 이르면 올해에 다수의 국가에서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 일본, 중국, 한국 및 동남아 지역에서 SK바이오팜의 파트너사들은 임상 3상이 진행하고 있거나 완료돼 상업화를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역별 파트너사로부터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확보한다. 직판 체계를 구축한 미국 시장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아니지만, 미국 제외 글로벌 시장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두자릿수의 로열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추가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해 11월 미국 외 지역에서 직판을 위한 시장 조사 중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에 이어 직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곳은 유럽이 꼽힌다. SK바이오팜이 맺은 계약을 살펴보면 유럽 외 지역에서는 엑스코프리의 상업화 등 권리 계약을 10~15년 단위로 체결했으나 유럽의 경우 안젤리니파마와 계약 종료일을 비공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외 시장에 대한 상업화 및 출시 권리는 모두 파트너사가 가지고 있으며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출시 시점에 대해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