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매출1조 돌파,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임박...1호 주인공은

by송영두 기자
2023.11.08 09:05:00

셀트리온 짐펜트라, 유한양행 렉라자 유력
SK 엑스코프리-이노엔 케이캡도 4~5년 내 블록버스터 등극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절치부심하던 K바이오가 마침내 글로벌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눈앞에 두고있다. 최근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부터,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 허가가 유력한 유한양행까지 그 후보군만 무려 5개에 달한다. 늦어도 2025년 K바이오 블록버스터 1호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혁신 신약 중 조 단위 연매출 제품을 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5개사로 압축된다. 그 주인공은 △HK이노엔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셀트리온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뇌전증 치료제) △유한양행 ‘렉라자’(비소세포폐암) △한미약품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업계와 시장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연매출 1조원 돌파가 가능한 제품으로 꼽는 것은 셀트리온(068270) 짐펜트라다. 실제로 짐펜트라는 5개 치료제 중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가장 높았다. 짐펜트라는 2019년 유럽서 허가를 받고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00억원에 육박하는 1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짐펜트라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로 제형을 변경한 세계 유일 인플릭시맙 SC제형 치료제다.

특히 짐펜트라는 최근 미국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았고,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회사 측은 내년 출시후 3년 내 연 매출 3조원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업계 및 시장에서도 출시 1년 후 최소 1조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짐펜트라는 다른 신약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다. 해당 장점이 출시 후 시장점유율로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출시 후 당해 약 6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고, 늦어도 2025년에는 국산 신약 최초 연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업계 내에서는 꼽고 있는 짐펜트라 강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유럽서 입증한 안전성과 유효성 △미국 직판체제 확립 △거대한 23조원 시장이다. 짐펜트라는 2020년 유럽 지역에 출시되면서 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제품에 대한 마케팅도 충분히 이뤄져 있고, 미국에서도 이런 경험이 뒷받침돼 어렵지 않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IBD 시장은 약 23조원 규모로 집계돼, 셀트리온그룹이 구축한 직판체제를 활용하면 출시 2년 내 시장점유율 5% 이상(매출액 1조원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짐펜트라에 이어 유한양행(000100)의 렉라자가 연매출 1조 블록버스터 신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2018년 이미 글로벌 신약 잠재력을 인정받아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회사는 2021년 국내에서 허가를 획득했고, 얀센은 최근 렉라자와 자사 3세대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임상 3상을 완료했다. 해당 임상에서 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대비 생존율을 30% 개선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진출 청신호를 켰다.



렉라자는 2021년 7월 폐암 2차 치료제로 출시됐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3억원으로 집계됐다. 2차 치료제라는 단점이 있지만, 지난 6월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만큼 국내 매출도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년 미국 진출도 유력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이 판매에 나서는 만큼 마케팅 부분에서도 강점이 예상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렉라자는 올해 연말 허가 신청 후 2024년 미국 승인이 예상된다”면서 “내년 중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면 출시 3년차인 2026년 연매출 1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산 위식도역류질환 혁신 신약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HK이노엔(195940)의 케이캡은 2028년 연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후 3년만인 2021년 107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산 신약 중 가장 빨리 1000억원대 고지에 오른 제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동기 6.8% 증가한 5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년 30% 이상 매출 성장을 할만큼 성장세가 빠르다.

케이캡은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장악했던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보다 우수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신약이다. 특히 4조1000억원 규모의 중국 시장도 지난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아직 중국 파트너사인 뤄신제약이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PI 일색인 중국 시장에서 지난 3월 보험 적용이 되면서 의료기관 진출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3월 보험 적용 후 8월말 기준으로 대형종합병원 60%에 진출했고, 연말까지 8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중국서 십이지장궤양 적응증이 추가될 예정이다. 2025년 4조원 규모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데, 늦어도 2028년에는 연매출 1조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FDA 허가 장벽을 넘은 SK바이오팜(326030) 엑스코프리도 미국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 매출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9년 FDA 허가를 받은 후 출시된 엑스코프리는 올해 상반기 역 13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45% 성장한 수치다. 미국 내 총 처방 수(TRx)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월간 처방 수는 2만1841건으로 경쟁 신약 출시 38개월 차 평균 처방 수의 약 2.1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출시 전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 미국 직판체제를 구축했다. 현지 영업망이 갈수록 안정적으로 가동되면서 2029년 연매출 1조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엑스코프리는 내년까지 월 처방 건수를 3만건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이는 미국 내 뇌전증치료제 처방 1위에 해당한다”며 “향후 6년내 1조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약품(128940)이 2012년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이전한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도 잠재적 블록버스터 후보군이다. 20201년 9월 미국 허가, 지난해 3월 국내 허가를 각각 받아 블록버스터 신약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4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에서는 약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판매사인 스펙트럼사는 연매출 1조원 달성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증권가 등에서는 2026년 미국서 약 3000억원의 매출 달성후 매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