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온 부동산PF…2금융권 브릿지론 위험

by노희준 기자
2023.06.17 00:02:00

흥국증권...증권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위험 가능성
부동산 PF 익스포져 올해 만기도래 14조원...59% 브릿지론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부동산 시장이 재차 악화될 경우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사업 초기 자금으로 쓰는 브릿지론이 위험하다는 평가다.

흥국증권은 16일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만기도래 브릿지론의 상당규모가 본 PF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3개월 내지 6개월의 만기연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점을 고려할 때, 브릿지론 차환 부담은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브릿지론은 사업 인허가와 본PF대출 이전에 실행하는 대출로 시공 이전 토지매입, 인허가, 시공사 보증에 필요한 자금 등으로 쓴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부동산 PF 익스포져의 올해 만기도래 금액은 약 14조원이며, 이 중 58.4%가 브릿지론이다.

남영탁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될 경우 은행권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져 합계는 약 40조원으로 전체 총자산 2871조원 대비 1.4%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의 브릿지론 합산 금액도 약 5조30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할 때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가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극히 적을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증권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상황은 다르다는 분석이다.

그는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기 전까지 부동산금융에 과도하게 집중해 성장해왔다”며 “부동산 PF중에서도 후순위성 브릿지론 등 위험이 높은 자산을 중점적으로 취급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 애널리스트는 “캐피탈사는 부동산 PF 연체잔액 증가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 중 요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주의 대출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채권으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 바로 직전 대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