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코스닥상장 도전 듀켐바이오, 강점은?

by신민준 기자
2023.03.31 09:30:06

국내 전신 암진단 방사성의약품 FDG 시장점유율 1위
파킨슨병·알츠하이머 진단 방사성의약품 실적도 가시화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국내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 듀켐바이오가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듀켐바이오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신 암진단 방사성의약품 ‘FDG’(Fludeoxyglucose(18F) Injection)의 안정적 매출(매출액)과 지난해 말 전립선암 재발·전이 진단제 ‘FACBC’의 국내 런칭 등에 따른 매출 증대로 실적을 끌어올려 코스닥 상장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듀켐바이오 보유 파이프라인. (자료=듀켐바이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듀켐바이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4억원, 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110억원, 5억원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했다. 듀켐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지오영의 계열사였던 케어캠프 방사성의약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합병한 영향과 코로나19 엔데믹 추세로 인해 암진단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신 암진단 방사성의약품 FDG가 듀켐바이오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FDG는 포도당 유사체인 FDG를 이용해 정상세포에 비해 대사와 성장이 빠른 종양을 진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FDG는 방사성의약품 진단제 중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진단제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와 의약품(캐리어)이 결합된 특수의약품이다. 이때 의약품 물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질병 부위까지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포도당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성질을 활용해 포도당과 방사성동위원소가 결합된 의약품을 정맥에 주사한다. 그러면 암 주변에 달라붙은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출한 에너지를 영상장비(PET-CT)로 촬영해 진단하는 원리다.

듀켐바이오는 2010년 10월부터 FDG를 생산해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FDG의 지난해 매출은 약 198억원으로 듀켐바이오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국내 FDG시장에서 점유율 8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2020년 매출 87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듀켐바이오가 대형병원과 같은 수요기관 인접한 곳에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소 구축 전략이 먹혀든 결과다. 듀켐바이오는 현재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은 제조소 6곳을 포함해 국내 최다 규모인 12곳의 제조소를 운영하고 있다.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듀켐바이오는 국내 방사성의약품 기업 가운데 가장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지만 방사성의약품 개발부터 제조, 운반, 공급까지 아우르면서 국내 FDG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방사성의약품시장의 경쟁력은 곧 방사성동위원소 제조소 확보 여부로 제조소를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성동위원소가 일반의약품에 비해 유효기간이 8~10시간으로 매우 짧기 때문”이라며 “듀켐바이오는 가장 먼저 대형병원과 같은 수요기관 인접한 곳에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소 구축에 힘썼다. 듀켐바이오 제조소들의 경우 의약품 안정성과 유효성을 보증하는 글로벌 조건인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인증을 받는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FP-CIT(FluoroPropyl-Carbomethoxylodopropyl-nor-B-Tropane (18F) Injection)’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VIZAMYL(Vizamyl)’의 실적도 가시화되고 있다. FP-CIT와 VIZAMYL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37억원, 19억원을 기록했다.

듀켐바이오는 지난해 11월 전립선암 재발 또는 전이가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제 ‘FACBC’를 국내 런칭한 것에 이어 올해 2월 뇌종양 진단제인 도파체크주사(F-DOPA)가 파킨슨 진단에도 사용되는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의 신속 승인이 이뤄지며 치료제 상용화를 목전에 둔 상황인 점도 듀켐바이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레켐비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 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VIZAMYL의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암 치료·진단이 증가하면서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점도 듀켐바이오에 긍정적인 요소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시장은 2018년 39억4680만달러(약 4조8600억원)에서 올해 52억6180만달러(약 6조4800억원)로 연평균(CAGR) 5.9%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국내 방사성의약품시장은 듀켐바이오, 퓨처켐과 카이바이오텍 3개 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이런 추세에 힘입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자사는 코넥스 상장사로 하반기 코스닥 이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