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 데이터, 티쎈트릭+아바스틴 대비 경쟁력은”

by김유림 기자
2022.09.22 08:21:45

세계 1위 CRO 아이큐비아가 진행
압도적으로 많은 바이러스성 환자 비율
기존 중국 PD1 항암제도 FDA 지연
빅파마 협력 없는 마케팅 전략 주목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 수년간 머물러 있는 바이오회사 에이치엘비(HLB(028300)). 최근 회사의 밸류에이션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 간암 병용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임상 3상 결과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소화관 종양분야 ‘콩그레스 하이라이트(Congress Highlights)’ 논문으로 선정되면서 주목받았다. ESMO의 하이라이트 논문은 각 분야에서 높은 연구성과를 보였거나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선정한다.

정세호 엘레바 대표, 한용해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대표. (사진=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는 2019년 ANGEL로 명명한 리보세라닙 위암 임상 3상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에이치엘비 측은 리보세라닙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기존 위암 3차 치료제 론서프보다 높게 나왔으며, 임상적 유의성을 증명한 임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NGEL의 1차지표는 전체 생존기간(OS)이었으며,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시키지 못하면서 연구는 실패했다. 앞선 사례로 인해 업계에서는 이번 에이치엘비의 간암 임상 3상 결과를 두고 많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3월 에이치엘비 미국 자회사 엘레바 대표에 합류한 정세호 박사, HLB생명과학(067630) 한용해 대표가 직접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명했다.

-세계 1위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전문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논할 때 우리 임상결과와 키투르다+렌비마 임상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키투르다+렌비마는 임상 실패를 했으며, 신약 승인을 받지 못 해 시장에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바스틴+티쎈트릭의 조합과 경쟁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약 대비 우월함을 입증하려면 같은 임상에서 대조군으로 설정해 맞비교를 해야 한다. 우리 임상결과가 경쟁약인 티쎈트릭+아바스틴을 압도하는 획기적인 치료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ESMO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조합이 간암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시돼 크게 호응받았다. ESMO에 참가한 임상의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리보세라닙이 경구용 약물이라서 복용 편의성이 있고 연간 32만 달러(4억4000만원) 이상인 티쎈트릭+아바스틴의 치료 비용 대비 가격 경쟁력까지 있다면 처방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를 포함하는 치료제 조합은 비바이러스성 간암환자에 대해서 약효가 잘 발휘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표준치료제로 쓰이는 티쎈트릭+아바스틴의 경우 전체 환자 OS HR(Hazard Ratio, 위험비율)=0.66, 비바이러스성 환자에서 OS 차이는 HR=1.05로 나타났다. 우리 임상에서는 전체 환자 OS HR=0.62, 비바이러스성 환자군에서 OS 차이는 HR=0.71이다. 이는 만약 비바이러스성 환자 비율이 100%였다 하더라도 HR=0.71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비바이러스성 환자 비율이 더 높았다면 HR은 0.62에서 0.71 사이 값이 될 것이므로 사망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전혀 없다. FDA가 진행하는 신약개발 심사에 정치적인 기준이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FDA는 엄격한 윤리적 기준과 심사 프로토콜에 따라 리뷰를 진행하며 환자에 대한 치료 이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 과정 중 어떠한 정치적 이슈도 고려될 수 없다. 미국에서 신약허가를 받지 못한 중국 제약사들의 신약물질들은 중국에서 개발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국가 임상을 하지 못한 경우, 그리고 FDA 기준에 부합하는 임상 프로토콜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임상 설계부터 완료까지 FDA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임상을 진행했다.

-FDA로부터 두 약물의 병용 임상 시험계획을 동의받아 임상이 진행됐으며, 두 약물이 함께 심사를 받는다. 이미 FDA와 사전 협의를 거쳤으며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FDA의 승인 가능성이 높다.

-다각적 검토 후 리보세라닙의 직접판매를 결정했다. 항암제 분야의 특성상 규모가 작은 마케팅 조직으로 충분히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의료 현실에 맞춘 거다. 리보세라닙의 마케팅을 위해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의 판매, 유통 등 전문가들을 영입했으며, 중국 항서제약과의 대규모 공동 마케팅 전략도 수립 중이다. 또한 미국 내 전문 유통기업, 마케팅 기업들과 협업체계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