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한 없는 ‘저축銀 전용계좌’…도입 1년 새 정기예금 2배 몰려

by황병서 기자
2021.12.17 00:00:00

저축銀 전용계좌, 지난해 7월 도입
올 7~11월 1조5344억…전년 하반기 7304억

저축은행 중앙회 비대면 앱 ‘SB톡톡+’이미지.(이미지=저축은행중앙회)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자영업자 A씨는 1억원을 예금보호 한도 금액인 5000만원씩 나눠 저축은행중앙회 애플리케이션(앱)인 ‘SB톡톡+’를 통해 2개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그간 예금통장 1개를 만든 뒤 20일을 기다려야 새 예금통장을 개설할 수 있었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 중인 ‘정기예금 전용계좌’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단기간 내에 통장 여러개를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금통장을 선보이면서 여러 예금통장에 자금을 분산하려고 했는데, 마침 20일을 기다리지 않고도 단기간에 진행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전용계좌’가 0.1%포인트의 금리라도 찾아가는 ‘금리 노마드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대포통장 개설 등의 이유로 20일 내 예금통장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금지해왔으나, 저축은행중앙회가 다수의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SB톡톡+ 앱의 특성을 고려해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지난해 7월 전 금융권 최초로 ‘정기예금 전용계좌’ 방식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 전용계좌 이용 및 SB톡톡 플러스 정기예금 추이.(표=저축은행 중앙회)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 중인 ‘정기예금 전용계좌’ 이용 규모가 도입 1년 반 만에 2배 이상을 기록하며 수신고 채우기의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정기예금 전용계좌를 이용한 금액은 올해 7~11월 기준 1조53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7304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직 12월 이용 금액이 집계되지 않았음에도 올해 상반기 기준 1조519억원과 비교해도 많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전용 ‘정기예금 전용계좌’는 업계 공동 모바일뱅킹 앱 SB톡톡+를 통한 비대면 정기예금 가입전용 상품이다. 정기예금 전용계좌를 활용하면 금융소비자는 하루에 여러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를 비교하고 가입한도에 맞춰 목돈을 여러개의 예금상품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품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 제도’에 따라 다양한 예금 상품에 가입할 수 없었다. 2개 이상의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비대면으로 가입하려면 맨 처음 정기예금 가입 후 20일 이상 기다려야 했다. 이 같은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에서 제외되는 전용계좌를 마련했다. 다만 대포 통장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을 막기 위해 가입 용도 외의 수시입출금과 같은 거래는 전면 제한된다.

이와 같은 정기예금 전용계좌의 인기로 저축은행 중앙회 앱인 SB톡톡플러스를 통한 전체 정기예금 예치금액도 확대되고 있다. 전체 정기예금 예치금액서 정기예금 전용계좌를 통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SB톡톡플러스를 통한 정기예금은 지난해 하반기 3조 636억원에서 올 상반기 3조9868억원,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조832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전용계좌를 통한 이용 금액이 7304억원, 1조519억원, 1조5344억원으로, 전체 부분에서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전용계좌는 고객의 금융 이용편의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업계 입장에서도 전용계좌를 통해 그간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으로 유입이 어려웠던 시중의 대기자금을 보다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