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뜨겁게…팬데믹도 막지 못한 문화예술의 향연

by김은구 기자
2021.09.15 00:01:00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최우수 후보작 발표
연극·콘서트 등 6개 부문…10월 19일 대상 발표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이 최우수상을 선정하는 연극, 클래식, 무용, 국악, 뮤지컬, 콘서트 총 6개 부문의 후보작들을 15일 발표했다.

후보작들은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단이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20층에서 진행된 최종심사에서 선정한 것으로 부문별 4~5작품씩이 추려졌다. 심사위원단은 작품성, 독창성, 발전가능성 3개 평가 항목을 공통 적용하고, 나머지 2개 평가 항목은 장르별 특성에 맞춰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작품들을 평가했다.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후보작들에 대한 팬들의 응원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 뒤 10월 초 분야별 최우수상 수상작들을 최종 선정해 발표한다. 이어 심사위원단 평가와 온라인 투표를 합산해 오는 10월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및 특별상인 공로상, 프런티어상 시상을 진행하고 최고 영예인 대상 수상작을 발표한다.

연극부문 후보작으로 극단 고래 ‘굴뚝을 기다리며’,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 극단 무천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 신진호 연출 ‘카르타고’가 선정됐다.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제목을 차용한 ‘굴뚝을 기다리며’는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노동현실을 조명했다. 작가가 수년간 고공 농성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한 실제 경험들이 극작과 연출 곳곳에 적절히 녹아들었다는 호평이다.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은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벌어졌던 실제 갈등을 모티프로 빌려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청문회 형식으로 재현한 연극이다. 관객들을 토론에 함께하는 행위자로 참여할 수 있게 한 실험적 시도와 시의성 있는 주제를 연극적으로 완성도 높게 풀어낸 점 등이 인정받았다. 침묵극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은 노숙자의 시선을 통해 광장 위 군상들의 여러 모습들을 어떠한 독백 등 대사 없이 보여준다. 인간의 실존적 외로움과 불안이 무심함에서, 궁극적으로는 화합과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들을 대중성있게 그려냈다. ‘카르타고’는 보호관찰소에서 태어나 죽음을 맞이한 소년의 삶을 통해 법적 보살핌의 한계, 인간이 지닌 도덕적 양면성을 진지하게 고찰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 부문 후보작에 선정된 ‘2020 교향악축제’, ‘에스메 콰르텟 데뷔 리사이틀’, ‘클라라 주미 강 바흐 무반주 전곡’, ‘피델리오’.
클래식부문에서는 예술의전당 ‘2020 교향악축제’, 크레디아뮤직앤아티스트 ‘에스메 콰르텟 데뷔 리사이틀’, 빈체로 ‘클라라 주미 강 바흐 무반주 전곡’, 국립오페라단 ‘피델리오’가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클래식부문 심사위원단은 공통된 3개의 평가 항목 외에 예술성, 기획력 등 클래식 특성에 맞춘 평가 항목을 추가해 후보작을 선정했다.

‘2020 교향악축제’는 코로나19 시대 한 가운데서 열린 클래식 축제였다. 철저한 방역 아래 공연을 진행해 성공적인 축제를 선보였고, 연주자들의 열의도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에스메 콰르텟 데뷔 리사이틀’은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은 에스메 콰르테의 국내 데뷔 무대로, 인기가 많지 않은 관현악 4중주 공연임에도 해외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줬다.

‘피델리오’는 지난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시의성에 걸맞는 무대로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연출적인 면을 최소화하면서도 핸드페인팅 기법을 활용한 독창적인 요소가 눈에 띄었다. ‘클라자 주미 강 바흐 무반주 전곡’은 바흐의 위대한 걸작을 만날 수 있는 무대로 클라라 주미 강의 연주력이 빛났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무용 부문 후보작에 선정된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 ‘바디콘서트’, ‘챌린져스 2.0’, ‘왜곡’.
코르코르디움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바디콘서트’(remix), 로댄스프로젝트 ‘왜곡’, 한국무용협회 ‘제41회 서울무용제’ 등 총 4작품이 무용부문 최우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3개 공통 평가항목 외에 무용 특성에 맞춰 기여도, 작가 역량을 추가해 대상작품들을 평가했다.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으로 선보인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의 표현 방식을 통해 행복에 대한 본질적 이야기를 진중하게 다룬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바디콘서트’(remix)는 대중성이란 단어가 낯선 무용계에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인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2018년 대한민국무용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안무가 노정식의 신작 ‘왜곡’은 세련되면서도 집중력 있는 연출로 ‘작은 거인 같은 수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제41회 서울무용제’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잡은 하이브리드 축제로 발돋움, 무용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국악 부문 최우수상 후보작에 선정된 ‘열하일기’, ‘완창판소리프로젝트2 강산제 수궁가’, ‘몽중인’, ‘나무, 물고기, 달’.
국악부문 최우수상 후보작은 국립창극단 ‘나무, 물고기, 달’, 두산아트센터 ‘몽중인-나는 춘향이 아니라’, 서울남산국악당 ‘열하일기’, 입과손스튜디오 ‘완창판소리프로젝트2 강산제 수궁가’ 등 총 4작품이다. 국악부문 심사위원단은 3개의 공통 평가 항목 외에 국악 특성에 맞춰 예술성, 관객 호응도를 평가 항목으로 정해 후보작을 선정했다.

국립창극단의 ‘나무, 물고기, 달’은 예술성과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물론 폭넓은 세대들이 즐겨볼 수 있는 작품으로 창극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리꾼 이승희가 ‘춘향가’를 재해석한 두산아트센터 ‘몽중인’은 전통 판소리 서사에 현 시대의 노동·인권 문제 등 시대적 메시지를 담아낸 참신한 작품이라는 평이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의 기행문인 ‘열하일기’를 탈춤으로 풀어낸 서울남산국악당 ‘열하일기’는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춤사위와 음악 등으로 고전 작품을 흥미롭게 재해석했다. 입과손스튜디오 ‘강산제 수궁가’는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움을 적절하게 가미해 현대적인 판소리의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상 후보작에 선정된 ‘어쩌면 해피엔딩’, ‘마리 퀴리’, ‘위키드’, ‘레드북’, ‘비틀쥬스’.
창작뮤지컬 3편(어쩌면 해피엔딩·마리퀴리·레드북), 라이선스 뮤지컬 2편(위키드·비틀쥬스) 등 총 5편이 뮤지컬부문 최우수작품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장르 특성에 맞춰 흥행성, 지속가능성을 평가 항목에 추가해 후보작을 엄선했다.

2016년 초연 이후 매 시즌 화제의 중심에 섰던 CJ ENM의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5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업그레이드 된 공연을 펼치며 관객과 평단을 놀래켰던 ‘마리퀴리’는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대표적인 성장 사례로 평가됐다. 아떼오드의 ‘레드북’은 드라마와 음악의 뮤지컬적 결합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코로나19로 잔뜩 위축된 공연 시장에서 독보적 흥행 기록을 세운 에스앤코의 ‘위키드’는 명불허전 스테디셀러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무대에 처음 오른 CJ ENM의 ‘비틀쥬스’는 음악, 무대, 앙상블, 번역까지 나무랄 데 없는 뮤지컬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콘서트 부문 후보작에 선정된 미스터트롯 톱6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세븐틴 ‘인-컴플리트’, 자우림 ‘잎새에 적은 노래 안단테 드라마티코’, 트와이스 ‘비욘드 라이브 - 트와이스 월드 인 어 데이’.
미스터트롯 톱6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세븐틴 ‘인-컴플리트’, 자우림 ‘잎새에 적은 노래 안단테 드라마티코’, 트와이스 ‘비욘드 라이브 - 트와이스 월드 인 어 데이’가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3개의 공통 평가 항목 외에 흥행성과 전달력을 추가로 고려해 후보작을 엄선했다.

미스터트롯 톱6의 콘서트는 ‘대세’ 장르로 떠오른 트롯 특유의 맛과 멋을 살린 공연이었다. 임영웅을 비롯한 트롯 스타들이 총출동해 왜 트롯이 다시 주목받았는지를 증명하는 무대를 보여줬다. ‘인-컴플리트’는 ‘글로벌 아이돌’로 거듭난 세븐틴의 저력을 실감케 한 온라인 공연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총 4개의 멀티뷰 화면을 통해 따로 또 같이 무대를 펼치는 멤버 13명의 매력과 실력을 또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잎새에 적은 노래 안단테 드라마티코’는 코로나19 시국 속 열린 단비 같은 오프라인 공연이었다. 차분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들로 무대를 구성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관객의 마음을 위로했다. ‘비욘드 라이브 - 트와이스 월드 인 어 데이’는 증강현실(AR)을 비롯한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온라인 공연이었다. 오프라인 콘서트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공연 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하루 안에 도는 월드 투어’를 콘셉트로 전 세계 16개 지역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점도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