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금융동맹 2단계` 단일청산제체, 사실상 타결

by이정훈 기자
2013.12.19 00:07:18

FT, 합의문 초안 공개..10년내 단일청산기금 조성
이행기간중 은행-정부 우선부담..ESM 등 부족액 지원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연합(EU)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금융동맹(Baking Union)의 핵심 과제인 은행권에 대한 단일 청산체제가 사실상 최종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합의문 초안을 입수,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고 있는 EU 재무장관회의에서 부실 은행 처리 과정에서 납세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일 청산체제 도입방안이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EU는 향후 10년간을 이행기간으로 설정해 이 기간동안 550억유로 규모의 청산기금(SRF)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은행들로부터 징수하는 부담금 등을 기반으로 하는 이 기금은 늦어도 2025년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부실은행 처리 등 비상시 필요한 공동 자금이 부족해 납세자들의 부담을 강요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이행기간 동안에는 부실 은행 정리시 해당 은행과 각국 정부가 손실을 우선 부담하도록 한 뒤 부족할 경우에만 청산기금이나 유로존 구제금융 기금인 유로존재정안정메커니즘(ESM)으로부터 긴급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납세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독일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초안은 “이 10년간의 이행기간동안 부족한 자금은 브릿지론 형태로 청산기금이나 ESM으로부터 합의된 절차대로 지원받을 수 있다”며 “이같은 방식은 SRF가 최종적으로 설립돼 앉어적인 상태에 들어설 때까지 적용될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같은 합의안을 바탕으로 SRF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과 정리기구 운영 방안 등에 대해 EU 국가들 전체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 렌 EU 집행위원회 금융 및 경제정책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결정적인 돌파구가 될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날 최종 합의를 끝내고 평화로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주재했던 옐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도 이날 회의전 기자들과 만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결과를 토대로 오늘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최종 타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이날 합의가 이뤄질 경우 19일부터 20일까지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재무장관들의 합의안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EU는 금융동맹의 첫 단계인 단일 은행감독기구 설립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2단계인 단일 정리체제가 구축될 경우 마지막 단계로 단일 예금보장체제 마련을 추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