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도 TV시청률로 합산?..통합시청률 논의 활발

by김상윤 기자
2013.11.06 00:15:55

닐슨, IPTV분만 아니라 인터넷방송도 통합 집계
한국서도 TNmS, 닐슨코리아, 3스크린 합산 계산

TV로만 방송을 보는 시대가 지났다. 스마트기기의 발달은 사람들의 시청패턴도 바꿔 놓고 있다. TV만 보는 사람만 집계하던 시청률 조사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삼성 라이온스와 두산 베어스가 진검승부를 벌인 ‘2013 한국시리즈’는 매번 시청률이 10% 초반대를 기록했다. 한국 사람 10명 중 1명이 TV를 봤다는 얘기다. 그런데 야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절반이 휴대폰으로 야구를 보고 있다. TV외에도 휴대기기로 보는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시청률이 10%는 훨씬 웃돌지 않을까?

글로벌 미디어업계는 그야말로 혼돈상태다. 사람들이 TV를 여전히 보는지, 아니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주로 이용하는지, TV를 보면서 같이 이용하는지 아무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TV만 있던 시절엔 이용자(시청자) 분석이 간단했다. TV를 보는 가구 중 지역, 연령 등 기준에 맞춰 표본을 뽑아 시청률 집계 장치인 ‘피플미터기’를 설치해 시청자가 보는 채널정보를 받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스마트기기가 널리 보급돼 있고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이 보편화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더 이상 TV로만 시청률을 집계하는 방식은 ‘빙산의 일각’만 보는 상황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싶은 광고주들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신들이 쓴 광고비가 효과가 없다면 굳이 광고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의 핵심 타깃은 젊은 층이다. 젊은 층이 TV를 보지 않는 다는 것은 마케팅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젊은층이 정말 TV를 안 보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는 없다. N스크린, 뉴미디어 업계도 안달이 났다.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고, 뿌려도 시청률 집계에 잡히지 않아 광고 수익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훈주 KT 브랜드&마케팅커뮤니케이션 총괄 상무는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은 광고비를 지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면서 “다양한 플랫폼 별로 콘텐츠가 어떻게 소비되는지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통합시청률 조사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국의 시청률조사회사 칸타미디어는 영국에 통합시청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연초부터 TV, PC, 태블릿과 모바일 등을 합산해 통합시청률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은 올해 말부터 시청률 산정방식과 개념을 대대적으로 바꾼다. TV를 설치한 가정을 ‘가구’로 인정했던 개념에서 탈피해 IPTV나 애플TV 등 별도의 셋톱박스를 통한 TV시청도 ‘가구’에 포함시킨 것이다. 또 넷플릭스, 훌루 등 인터넷방송인 OTT(Over the top) 서비스도 시청률에 포함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이번 달 중순에 배포할 계획이다.

최근 닐슨은 심지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이용한 TV프로그램 ‘호응도’를 조사해 새로운 프로그램 순위지표도 선보였다. 사용자들의 트윗(언급)빈도와 트윗의 가독성 등을 평가해 온라인 ‘입소문’으로 프로그램 인기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통합시청률을 산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토종 시청률조사기구인 TNmS는 최근 TV, 스마트기기, PC 등 3스크린을 이용한 통합시청률을 한달 간 조사해 발표했다. 닐슨코리아도 TV와 PC, 모바일기기 이용 행태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통합패널을 구축하기 위해 서울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매체영향력 지수를 평가하기 위해 기존 TV시청률만 집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기기, PC까지 포함한 통합 시청점유율 시범조사를 현재 진행해 12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민경숙 TNmS대표는 “한국은 전 세계 어디보다 IT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는 만큼 TV시청 패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빠르게 통합시청률 논의가 활발한 만큼 내후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통합시청률을 통한 광고 산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