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가계부채 뇌관은 새마을금고·신협이다

by김재은 기자
2011.06.27 09:21:00

신협·새마을금고, 1분기 가계대출 증가율 30%
감독당국 "대손충당금 상향 등 리스크 관리"

마켓in | 이 기사는 06월 23일 15시 5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지난해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23조원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이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0~30%에 달해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서민금융기관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정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 자료:한국은행(전년동기비)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은 전년대비 53조9985억원 늘어난 745조965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기관의 가계대출은 23조1951억원 늘어나며, 은행의 증가규모(21조9532억원)를 앞질렀다.

세부적으로 지역단위 농협, 수협, 임협인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이 11조3983억원 늘어나며 전체 비은행예금기관 증가액의 절반(49%)을 차지했고, 새마을금고도 7조1587억원(31%) 증가했다.



빚 갚을 능력이 취약한 서민들이 비은행 예금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통상 1분기에 가계대출이 다소 주춤하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도 벗어나면서, 서민들의 빚부담과 이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올 1분기 가계대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평균 8.0% 증가율을 보였다. 이중 은행(6.1%)과 보험기관(3.2%), 기타2(주택금융공사, 국민주택기금·2.4%)는 평균 증가율을 밑돈 반면 새마을금고 32.2%, 신협 27.4%, 상호저축은행 13.9%, 상호금융 11.1% 등 서민금융기관의 증가율은 평균보다 최대 4배가량 높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작년에는 5월부터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에 비하면 신협 등 서민금융기관의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꽤 빠른 것 같다"며 "신협, 새마을금고 등의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만큼 고소득층의 대출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길기모 메리츠종금증권 심사분석팀장은 "은행보다 상당히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는 서민금융기관들의 리스크가 은행보다 훨씬 빨리 커지고 있다"며 "카드나 대부업체에 비해 시장의 감시도 헐렁하고, 사각지대였던 만큼 지금이라도 감독당국이 이 부분에 대해 문제인식을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날 국회 경제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 신협 등 서민금융회사에 대해선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높이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계부채 억제 과정에서 제도권을 통한 서민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고금리 사금융시장이 커질 수 있어 신용회복기금의 `바꿔드림론`이나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금융안전망도 보강키로 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의 장혜규 이사는 "가계여신에 문제가 생긴다면 비은행권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신협의 경우 비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이 많은 것으로 파악돼 주택담보대출이 많은 새마을금고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