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본드피플]조주현 하이운용 팀장 "값싼 회사채 발굴"①

by문정현 기자
2010.12.28 09:20:02

"내년 채권시장 선방할 듯..커브 변화에 관심"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7일 11시 3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올해는 돈을 벌었을진 몰라도 정말 피곤한 한 해 였습니다."

명함을 주고 받은 후 자리에 앉자마자 조주현 하이자산운용 채권운용1팀장이 2010년 한 해를 보낸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채권금리가 대세 하락(채권값 상승)을 보여 수익 측면에선 나쁘지 않았지만 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논란, 천안함 사태, 자본유출입 규제 등으로 마디마디 굴곡이 심했다는 평가다.

해를 넘겨도 당장 채권시장은 현재진행중인 문제로 인해 쉽지 않은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 팀장은 채권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기는 2012년이 될 것으로 보고 내년 장세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강세기였던 올해에 비해서는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으며 절대 금리 수준을 본 매매보다 채권수익률 곡선 변화를 이용한 커브 플레이가 유리할 것으로 봤다. 또 회사채 가운데 아직 버블이 끼지 않은 저평가 종목을 찾아내는데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음은 조주현 팀장과 나눈 인터뷰.

-연말인데 채권시장 변동성이 크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로 시장이 한차례 출렁이기도 했는데.

▲올해는 정말 피곤했던 한 해였다. 보통 채권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면 채권딜러들이 편안해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연말까지 연평도 사태, 수급 이슈 등으로 힘든 장세였다.

-내년 채권시장 전망은 대부분 좋지 않던데. 어떻게 예상하는지.

▲본격적인 채권 약세기는 2012년에 올 것 같다. 국내 경기가 좋아지고 있고 기준금리가 낮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완만하게 이뤄질 것 같다. 상반기 2회 정도 인상될 것 같고 하반기는 대외 여건이 어떻게 돌아갈지 알 수 없어 지금으로선 예상하기 힘들다.

2회, 50bp 인상된다고 해도 기준금리는 3% 수준이다. 이에 맞춰 시장금리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리가 2005년 초반이나 2008년 하반기처럼 일시적인 폭등세를 보이면 손실을 크게 입겠지만 완만한 상승기에는 오히려 수익을 거둘 기회가 있다.

내년에는 채권수익률 곡선의 변동성이 커질 것 같다. 따라서 채권금리의 절대적인 수준보다 커브 변화를 틈 탄 상대가치 매매를 잘 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내년 채권펀드에 투자한다면 올해보다 기대수익률은 낮출 필요가 있다.

-내년 운용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회사채 싱글 A등급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같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종목간 금리차가 크다. 심하게는 50bp, 100bp씩 나는 경우도 있는데 내년에는 이 스프레드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등급 가운데서도 버블이 끼지 않았거나 향후 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이 있는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미국의 양적완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채권시장 변화 가능성은.

정부 규제 논란으로 인해 채권금리가 한때 급등했었는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채권 과세의 경우 환율 하락 가능성을 보면 영향이 크지 않을 것 같고, 스왑베이시스가 200bp 수준인 상황에서 재정거래 메리트도 크게 줄지 않을 것 같다.

연평도 사태가 터지고 나서도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는 눈에 띠게 줄지 않았다. 가만히 살펴보면 장기물을 팔고 단기물은 사들여 구간의 이동만 있었을 뿐이다. 한국이 WGBI(씨티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채권 자금은 꾸준히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