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칼 양적완화]②弱달러 심화..이머징은 과열

by양미영 기자
2010.10.19 09:20:00

이머징 자금 쏠림 심화..반작용 가능성
美 인플레 기대 상승 등 이미 우려 반영 중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는 당사자인 미국의 금융시장은 물론 이머징과 상품 시장에도 급격한 자금 유입을 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쏠림현상이 또 다시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버블 붕괴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또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할 것이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양적완화는 국제 금융시장의 질서를 뒤바꾸고 있다. 달러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고, 투자자들이 고금리 자산을 모색하면서 이머징 시장과 상품 시장에 엄청난 자금이 몰려들게 했다. 

▲ 리먼사태 이후 아시아 주요 국가 환율 추이. 일본 엔화를 비롯 통화 강세가 심화됐다.(아래부터 중국 위안화, 인도 루피, 태국 바트, 일본 엔화 순)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 이머징 주식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600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귀금속과 상품 관련 펀드에도 190억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미국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환율전쟁의 불도 당겼다. 이머징 통화들이 과도한 강세를 보이면서 해당국들은 자국환율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머징 국가들이 미국의 달러 약세를 쉽게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베팅을 지속, 잠재적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투기자금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밴드웨건(bandwagon) 현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급격한 반작용 가능성이다. 실제로 이머징 시장과 달리 미국 국채와 주식 시장의 경우 연준의 양적완화에 따른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 동시에 감지되면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양적완화 재료가 이미 충분히 시장에 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선진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일본의 과거 `잃어버린 10년` 당시 평균금리인 1.5%에 근접하고 있다.

▲ 미국채 10년-30년물 스프레드 추이. 인플레기대 증가 등으로 30년물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면서 스프레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도 점차 세를 확장하면서 장기채 금리가 오르고 미국내 인플레이션 기대는 10월들어 커지고 있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의 경우 지난 주 10년물 국채대비 스프레드를 1.45%포인트까지 벌리며 급격한 오름세를 탔고 국채와 물가연동국채 사이의 금리 차이로 인플레 가늠자 역할을 하는 BEI(Breakeven inflation rate)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머징국가에 `올인`하는 투자자들은 향후 더 유연해질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나 다음 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해 있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달러 약세가 꺾일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전문가 멘트를 인용, "오는 G20 회의를 계기로 `달러 매도-아시아 통화 매수` 포지션이 취약해질 수 있다(vulnerable)"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