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CEO카페)온기선 대신투신운용 대표

by장순원 기자
2010.05.13 10:30:00

"선관의무 다할 것..2012년 수탁고 5조 목표"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소중한 재산을 맡긴 고객에 대해 선량한 수탁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운용철학입니다."


국민연금 증권운용실장과 대체투자실장 거쳐 지난 1월 흔들리던 대신운용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온기선 대신투신운용 대표를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은 통유리로 탁 트여 직원들이 내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온 대표 취임 이후 `투자자 신뢰`와 `투명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대신운용의 모습이 녹아있는 듯 했다.


 
온 대표는 인터뷰 내내 `수탁관리자로서의 의무(Fiduciary Duty)`를 강조했다. 지난해 특별자산펀드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해 곤욕을 치른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그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으며 대신운용도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소중한 재산을 맡긴 고객에 대해 선량한 수탁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운용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려 고객에게 되돌려 주는 것도 중요한 가치"라면서도 "제반 법률를 따르는 것은 물론 컴플라이언스 등 내부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것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운용은 온 대표 취임 이후 본부장급 인력을 전원 교체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도약을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상품 라인업을 정비하고, 은행과 연기금 등 `갑`과 관계를 정립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증권사 영업본부장도 해봤고, `갑중의 갑`인 국민연금 증권운용실장도 경험해 봐,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 영업에 치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 대표에 말투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온 대표는 "자산운용사는 무엇보다 인재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이 자산인 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내부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촘촘한 커뮤니케이션 망을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대신증권이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분석을 십분 활용해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고, 기관이나 연기금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는 점이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식채권펀드를 기본으로 하되 금융공학상품 분야의 강자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가지수 하락의 위험을 방어하면서도 시장금리 두 배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수요가 기관에 광범위하게 있다"며 "대신투신만의 독자적인 금융공학펀드인 포르테알파를 키워 이같은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2012년까지 수탁고를 5조원까지 늘려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온 대표의 이같은 구상은 물론 운용 성과가 뒷받침 돼야 가능한 일이다. 
 
온 대표 취임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현재 대신운용의 주식형펀드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상위 20% 이상이며, 주력펀드인 대신부자만들기 펀드는 6% 이내에 올라있다. 
 

온 대표는 닮고 싶은 운용사가 있냐는 질문에 일관된 원칙을 갖고 투자하는 핌코나 투명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캘퍼스를 꼽았다.
 
국내에서는 세이에셋, KTB, 동부, 트러스톤자산운용 같이 규모가 크지 않지만 운용사만의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성과도 좋은 운용사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기대 수익을 다소 낮추고 자산배분에 더 치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기대수익은 연 8~9% 수준인데 반해 개인은 20%가 넘는 것이 결정적 차이"라며 "국민연금은 적절한 기대수익을 갖고, 감내할 수 있는 비중 내에서 분명을 원칙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도 주식이나 펀드투자는 손해를 보면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를 확실히 알아야한다"며 "주식은 길게보면 언제나 채권이나 다른 자산보다 3~5%포인트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온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도 기대수익을 낮추고 자산을 배분하다 보면 결국 이기는 게임이 된다"고 덧붙였다.
 

 
온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한미은행에 입사해 금융업계와 인연을 맺었으며, 동원증권과 동원경제연구소 등을 거쳤다.

이후 국민연금으로 자리를 옮겨 국민연금 투자전략팀장과 대체투자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올해부터 대신투신운용 대표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