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2020)⑩인도의 삼성맨..대륙을 달구다
by오상용 기자
2010.04.29 09:15:00
<3부> 인도에서 살아남기
"품질제일주의..철저한 현지화전략"
"사회환원 통해 인도와 함께 성장"
[인도 (뉴델리·노이다·구르가온)=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3월17일 인도 노이다의 삼성전자(005930) 제1공장과 구르가온의 삼성전자 판매법인을 찾아간 날, 일본 샤프전자의 가타야마 미키오 해외부문 사장은 뉴델리 시내 모처에서 인도 현지의 `이코노믹 타임스`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신문에 실린 가타야마 사장의 어조는 비장했다. 그는 "샤프와 같은 일본 기업이 혁신 제품 개발을 주도했음에도,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그 과실은 한국 기업에 돌아갔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공격적인 마케팅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인도에서 샤프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인도 가전시장에서 `타도 코리아`를 외치는 글로벌 업체들이 늘고 있다. 더 이상 한국기업에 시장을 내 줄 수 없다는 완고함도 느껴진다. 한국의 가전 업체들이 인도 시장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경쟁사의 도전을 뿌리치고, 공든 탑을 키워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인가. 인도 현지에서 삼성맨을 만났다.
지난 1996년 첫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의 노이다 공장은 인도시장에 TV와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을 공급하는 복합생산단지다. 노이다 공장의 조광우 상무는 "노이다 공장만 해도 매년 생산 물량을 50%씩 늘리고 있지만, 그래도 밀려드는 주문량을 따라가기 벅찬 지경"이라고 최근 업황을 전했다.
그는 "커지는 내수시장에 대응해 지난 2007년 첸나이에 제2공장을 설립해 가동에 들어갔다"면서 "인도 내수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여 투자와 생산능력도 이에 맞춰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한다. 삼성전자 LCD TV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했고, 휴대폰 역시 노키아에 이어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구르가온에 위치한 인도 판매법인의 서호권 마케팅 담당 부장은 "인도 가전시장의 규모(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시장)는 현재 250억달러로 추정된다"면서 "10년 뒤 이 시장 규모는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인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품질 제일주의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인도의 전력사정은 악명이 높다. 중산층 이상이 모여 사는 동네도 5~6월이면 하루에 너댓번씩 전기가 나간다. 조광우 상무는 "이런 현지 사정을 감안해 전원이 나가도 오랜 기간 냉장이 지속되는 냉장고를 개발하는 한편, 고온에서 잘 버티는 에어콘을 별도로 개발해 인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인도는 채식주의자 인구가 전체의 60%를 넘어선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맞게 대용량 야채박스를 탑재한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도 현지 인력과의 조화도 생산성을 높이는데 한 몫했다. 조 상무는 "인도에는 우수한 현지 인력이 많다"면서 "이들의 아이디어를 접목,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호권 부장은 "기업의 목적이 제품만 파는 것은 아니다"며 "사회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활동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타고르상을 만들어 인도 전지역에 8개 언어의 문학상을 제정해 시상했다. 또 3월에는 뭄바이에 아이티센터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서 부장은 "인도에서 받은 것을 다시 인도에 되돌려 주는 사회공헌 사업이야 말로 삼성전자가 12억 인도인과 함께 성장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