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양극화`..신종플루 효과?

by안승찬 기자
2009.10.16 06:00:00

9月 백화점 매출 +8.6%..대형마트 -6%
격차 갈수록 확대..소비심리 백화점 먼저 수혜
대체채널 많은 대형마트 `신종플루 직격탄`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백화점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양극화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백화점이 먼저 수혜를 입고 있는 데다 `신종플루 효과`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가 대형마트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9월 롯데·신세계(004170)·현대 등 백화점 3사의 9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증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설연휴가 포함되면서 특수를 누린 지난 1월(10.4%)을 제외하면 올해들어 가장 좋은 실적이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 6월부터 갈수록 증가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경우 매출액이 늘기는 커녕 오히려 뒤로 후퇴하는 모습이다. 9월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 감소하며 8월(-1.5%)보다 더 악화됐다.

3분기 전체로 보더라도 백화점 매출은 6.8%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4.5% 감소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매출 뿐 아니라 구매패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9월 구매건수는 5.8% 증가했고, 1인당 구매단가도 7만7565원으로 2.6%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구매건수는 4.1% 줄었고, 구매단가도 4만8012원으로 2% 감소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통매출 추이를 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추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액 추이가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깔려 있다.

우선 소비심리 개선의 수혜가 백화점에 먼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4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경기상황이 좋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고객이 많은 백화점이 먼저 수혜를 본다. 9월 명품매출이 21.9% 늘어나고 잡화매출이 10.5% 늘었다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백화점 9월 영업일수가 지난해에 비해 하루 늘어났다는 점과 추석선물세트 매출의 효과도 있었다.

신종플루가 대형마트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신종플루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사람이 붐비는 대형마트 쇼핑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마트를 대신할 수 있는 기업형슈퍼마켓(SSM) 출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고, 인터넷쇼핑몰 성장률도 8월 22.6%에 달하는 등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다.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생필품 등 간단한 쇼핑에 대한 소비자 구매패턴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이 많기 때문에 대체 유통채널이 많지 않은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다양한 대체 채널이 생기고 있다"며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은 대형마트를 꺼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