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09.07.12 13:10:00
삼성·우리투자·키움, 이미 날짜 확정
굿모닝신한, 계획만…대우는 가을쯤
동양종금·미래에셋·한국투자·현대 휴가반납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증시 침체로 여름휴가를 쓸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증권사 CEO들이 올해에는 휴가계획을 잇따라 잡고 있다.
몇몇 증권사 CEO가 최근 새로 취임했고 CMA 신용카드나 지급결제서비스 등 이슈를 감안할 때 다소 이례적인데, CEO가 앞장서 임직원들이 편하게 휴가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솔선수범의 의미로 풀이된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CEO들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여름휴가를 갈 예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시장상황이 좋아진데다 작년 시황 악화로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한 임직원들을 생각해 CEO들이 먼저 휴가를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것.
우선 박준현 삼성증권(016360) 사장은 이달 마지막주인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가기로 하고, 이를 일찌감치 회사내에 공지했다. 박 사장은 여행은 가지 않고 집주변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거나 여유롭게 독서하면서 휴가를 보낼 생각이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005940) 사장도 다음달 17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쓰기로 했다. 취임한지 불과 한 달여밖에 안됐지만, 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경영계획을 구상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역시 이달 마지막주에 나흘간 여름휴가를 쓴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땅끝마을을 비롯한 전라도 일대를 여행하기로 했다.
아직 날짜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여름휴가를 쓰기로 한 CEO들도 있다. 이휴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은 아직 스케줄을 확정짓지 않았는데, 여름중 이틀 정도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지내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매진할 예정이다.
역시 지난달 새로 취임한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이달말까지 예정된 전국 지점 방문과 임직원들과의 스킨쉽이 에정돼 있어 여름엔 휴가를 가지 못하지만 가을쯤 며칠간 휴가를 쓸 생각이다. 특히 취임 이후 휴가 의무제를 도입한 그는 이번에도 이미 2주일쯤 전 모든 임직원들의 여름휴가 계획을 직접 보고받고 사용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작년에 비해 여름휴가를 쓰는 CEO들이 늘어났지만, 올해에도 휴가를 반납한 CEO들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대표로 앉은 뒤 단 한 해도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던 최현만 부회장은 올해에도 휴가 계획이 없다. 최근 강조하고 있는 퇴직연금 강화를 위해 영업지원에 나서며 여름내내 지방 출장을 다닐 계획이다.
이밖에도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업무를 챙기며 경영 구상을 하겠다며 휴가를 반납했고 유준열 동양종금증권 사장은 지급결제서비스 등 하반기 경영이슈를 고민하기 위해 휴가를 가지 않기로 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여름휴가 계획이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