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SOC는 힘!)코오롱건설 "물을 살리다"

by윤도진 기자
2009.03.31 09:20:26

<이데일리 창간 9주년 기획> `희망+ 코리아`
용인 영덕하수종말처리시설 건설사업 현장

[용인 =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새 아파트가 즐비한 용인 흥덕지구 입구. 7월 완공을 앞둔 영덕 하수종말처리시설 건설공사 현장은 아파트 단지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밖에서 본 현장은 공사 중인 3층 건물과 학교 운동장만한 공터뿐. 하수처리장이 갖춰야 할 시설은 밖에선 전혀 보이질 않는다. 모든 하수는 지하에서 처리되기 때문이다.

코오롱건설(003070)이 352억5000만원을 들여 건설하는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영덕하수종말처리장`은 완공되면 흥덕지구 8000여가구가 내놓는 오수를 2급수에 가까운 수질로 정화해 밖으로 내보낸다.



현재 공사는 마무리 단계(공정률 92%)로 시운전과 조경 작업이 한창이다. 완공 후에는 하루 1만3000㎥의 오수가 처리된다. 2만4063㎡ 부지에 조성되는 하수처리장은 완공 후 `영덕 레스피아(Respia, Rest+Utopia)`라 불리게 된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 이름을 고상하게 붙였다.

하수처리시설과 15개에 이르는 대형 수조는 모두 지하공간에 설치됐다. 지하 1층부에는 대형 펌프 등 정수 설비와 여과 시설, 탈취기 등이, 밀폐된 지하 2층부에 유량 조정조, 침전조, 생물반응조, 여과조 등 오수를 걸러내는 수조들이 설치됐다.

하수처리장 외부는 주민센터를 갖춘 공원으로 단장돼 지역 주민들의 부족한 여가공간으로 활용된다. 공원에는 풋살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체육시설과 산책로, 친환경 수경시설 등이 조성된다. 시설 운영실이 있는 관리동은 체력단련실, 영화감상실 등을 갖춘 주민 편의시설을 겸하게 된다.

조원택 현장소장은 "모든 하수처리 과정이 지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어떤 시설인지 설명해 주기 전엔 인근 주민들도 하수처리장이란 걸 모른다"며 "주민 편익시설이 대거 들어서기 때문에 시설을 반기는 주민들이 많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코오롱건설의 영덕 하수종말처리장 조감도(좌측 아래는 조경공사를 준비중인 현장 전경)



이 하수처리장은 코오롱건설이 자랑하는 생물학적 고도처리 방법인 NPR(Nitrogen & Phosphorus Removal)공법이 적용됐다. 이 공법은 하천 수질 악화의 원인인 질소(N)와 인(P)을 미생물이 잡아 먹게 해 제거하는 친환경 수처리공법이다.

NPR공법은 혐기조, 무산소조, 호기조 등으로 구성된 생물반응조를 만들어 이 속에 건강한 미생물을 일정량 이상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호기조에는 미생물의 `집` 역할을 하는 각설탕 모양의 스폰지인 `바이오 큐브(Bio-Cube)`가 채워진다. 배양된 미생물이 단기간에 영양화 물질을 먹어치워 2급수(BOD 5ppm)에 가까운 물로 바꾸는 것이다.



아파트에서 들어오는 생활하수는 3㎣이상의 찌꺼기가 걸러진 뒤(1차 침사지) 이 생물반응조로 들어와 정화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오염원이 제거된 물은 2차 침전지를 지나 머리카락 7분의 1 두께(직경 10㎛) 필터가 장착된 여과 장치, 자외선 소독 설비를 거친 뒤 밖으로 방류된다.

코오롱건설은 방출수를 지상 공원의 수경시설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그만큼 수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조 소장은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대형 탈취기와 에어 커튼으로 철저하게 차단해 냄새가 전혀 없는 시설로 만들고 있다"며 "또 방음 처리로 인근 주민들이 전혀 신경 쓸 일이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영덕 하수종말처리장에 적용되는 코오롱건설의 NPR공법 주요시설물




코오롱건설은 환경분야가 건설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라는 점에 일찌감치 눈떠 `물 사업` 특화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말엔 서울의 4대 하수처리장 개선 첫 사업인 741억원 규모의 탄천물재생센터 고도화시설 공사를 따냈고 환경사업 강화를 위해 환경사업본부장 이주홍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기도 했다.

코오롱건설은 올해 환경사업에서 작년보다 87%가 많은 6800억원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올해 이 회사 전체 수주목표 3조2000억원의 20%를 넘는 것으로 국내 토목사업 수주 목표(7100억원)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계열사와의 사업 연계를 통해 `물 사업`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의 시공기술을 바탕으로 계열사인 환경시설관리공사가 운영을, ㈜코오롱은 소재와 시스템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같은 통합방식으로 2015년까지 `세계 10대 물기업`(매출 2조원)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코오롱그룹의 목표다.
  

▲ 이주홍 코오롱건설 환경부문 사장
"작년 우리 회사의 환경사업 매출비중은 전체의 약 10% 수준입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제안사업과 적극적인 해외사업 발굴로 올해 20%대까지 확대해 회사 성장의 중심축으로 만들어 갈 겁니다"

코오롱건설의 환경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주홍 사장은 "코오롱건설이 환경사업에 더욱 무게를 두는 이유는 코오롱건설이 그룹의 비전인 물 사업의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만큼 어깨도 무겁다"고 털어놨다.

코오롱건설이 수주를 통해 사업기회를 만들어 내야 운영과 소재 시스템부문에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2006년 국내 최대 오폐수처리장 운영업체인 환경시설관리공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물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어 ㈜코오롱, 코오롱생명과학 등 계열사에서 각종 필터와 수처리약품 등을 자체 개발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그는 "그룹 저변에 깔려있는 환경사업 인프라는 다른 어떤 건설사도 가질 수 없는 코오롱건설만의 힘"이라며 "`물 하면 코오롱`이란 말이 나올 만큼 계열사들과 하나의 팀처럼 뭉쳐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공동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