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선의 마케팅이야기)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by김해선 기자
2008.10.15 10:10:00

[이데일리 김해선 칼럼니스트] 환율폭등, 주가폭락, 미국 및 유럽발 금융위기…

이런 사면초과의 상황에서 조만간 우리에게 닥칠 위기는 무엇인지 과거 고되게 금융위기를 경험한 사람들은 저마다 위험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대체 왜 그렇게 불협화음을 내는지 모르겠다. 금융시장을 어느 정도 시장원리에 의해 놔두면 괜찮았을 것을 너무 자주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더 큰 화를 불러오는 것이 아닌지… 과연 우리나라 국가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인지 심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정부와 한나라당, 민주당, 심지어 같은 정부 내에서도 밖으로 나타나는 목소리가 매우 다르게 나와 모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향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갈피를 못잡게해 우왕좌왕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정부가 들어선지 벌써 1년이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초보 운전자” 같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 하나 뿐일까?

우리나라와 같이 아시아 권에서 환율이 전래없이 급등하고 자금조달이 어려운 국가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와중에 소리없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국가는 바로 우리의 이웃 중국과 일본일 것이다.

같은 아시아 권이면서 왜 그렇게 상황이 다를까?

우리는 대외적으로 세계화, 글로벌 스탠더드를 부르짖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느낌만 든다.

지금은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다.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지나친 위기의식을 느끼게 해서는 안되지만 최소한 정부요직에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위정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솔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야말로 스스로 근검하고, 스스로 희생하고, 스스로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할 때 일반 국민이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기득권을 쥐고 있는 고위층은 자신들의 배만 부풀리기에 급급하거나, 부동산 위장매입 등 도덕 불감증 증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앞 날이 걱정스럽다.

지금이라도 미국과 유럽이 함께 공조체제를 만들어 가는 것 처럼 우리나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외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취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 상 동양의 선진국으로 위상을 발휘할 수 있는데, 정치적, 제도적으로 낙후된 부분으로 인해 스스로 발목잡고 있다는 생각이다.

외화 1달러가 아쉬울 때 일수록 국영기업 또는 대형 자산 매각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정책을 써야하는데, 자산 매각 때마다 정부에서 관여하여 국내 은행에 매각하도록 하라고 하거나, 외국계 펀드로 경영을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등 정부가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밀한 부분까지 간섭하고 규제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 문제에 있어서도 처음엔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한다고 하다가 얼마 지나서 경영권을 외국에 내주면 안되니까 국내 자본에 매각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

혹여 외국자본이 들어와 외국의 프로패셔널들이 경영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언제까지나 국수주의적으로 우리가 무엇이든지 컨트롤하고 지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적대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헤칠 수 있는 펀드는 경계해야 하지만,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자본과 전문 경영인이 국내에 들어와 회사를 키우고 글로벌화 하고 한다면 이를 마다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아마도 해외 자금이나 해외 임원진 등을 국내시각에서 컨트롤 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는 참으로 위험한 우물안 개구리식 발상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세계 10위권 경제권에 들고자 한다면, 이와 같은 편협한 생각은 빨리 그리고 반드시 버려야 한다. 우리가 국내에서 치고받고 논쟁하고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를 추월하는 많은 주변국들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