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수도권도 아닌 전주, 그것도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 청약에 3만명이 넘게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전주의 여의도, 강남으로 불리는 ‘에코시티’는 앞서 진행한 아파트 청약에서도 약 7만여명이 몰리는 등 ‘광풍’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낙후된 전주 구도심과 연접해있으며 산업단지 출퇴근이 가능한 신도시(택지지구)라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앞으로 에코시티의 주거용 아파트 분양이 없다는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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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코시티 아파트 경쟁률 역시 치열하다. 올 6월에 진행한 ‘에코시티 더샵4차’ 일반분양(1·2순위)은 354가구 모집에 6만 7687건이나 접수했다. 경쟁률만 191.2대 1이다. 지난해 7월 분양을 진행한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 아파트도 85.4대 1(110가구 모집에 9393건 접수)이라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인근 지역 미분양은 심각하다. 전주에코시티에서 20여분 거리인 완주군 ‘봉동 한양립스 센텀포레’는 252가구 모집에 11건(0.04대 1)만 접수했다. 옆도시인 김제 ‘검산 예다음’ 역시 609가구 모집에 305건(0.5대 1)만 접수했다.
전북 지역에서 유독 전주에코시티만 흥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주 내 신축 공급이 없기 때문이다. 전주 지역 내 마지막 대단위 신축 공급은 전북혁신도시로 아파트 부지는 2016년이 마지막이다. 해당 지구는 공공기관만 위치하고 있어 일반적인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상업용지 안에는 연면적 1000㎡ 이하의 소매점만 입점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이 짜여져 대형마트·쇼핑몰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이 모든 것을 충족한 신도시인 에코시티로 몰리고 있다. 에코시티는 육군 35보병사단 이전부지를 태영건설이 개발하며 시작했다.
전주에코시티는 호수공원을 비롯한 공원이 많은 편이고,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를 포함해 쇼핑몰, 병원, 학원까지 갖춰져 있어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로 꼽힌다. 전주 북쪽에 위치한 이유로 완주산단까지 생활권으로 묶인다.
에코시티가 근래 더 각광을 받는 이유는 이번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 주거용 오피스텔을 마지막으로 향후 분양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에코시티는 총 17개 아파트 블록(BL)과 3개의 주상복합 블록 등으로 이뤄져 있다. 2018년 에코시티 더샵 1차(1블록)를 시작으로, 올해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민간임대), 2027년 에코시티 더샵 4차(16블록)까지 들어오면 아파트 분양은 끝난다. 주상복합도 2026년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이 입주하면 모두 들어찬다. 남은 아파트 17블록은 공공임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최근 에코시티 청약 막차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주에코시티 아파트 전용 84㎡ 기준 아파트 시세는 5억~6억원 전후를 형성하고 있다. 단기적인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전주 특성상 집값 전망은 양호하다”면서도 “물량 앞엔 장사가 없다. 추후 구도심 정비가 효과가 이뤄지거나 신도시가 확장한다면 한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