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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은 이달 9일부터 12일까지 순직소방관 부모님 17명(10가족)과 3박 4일간 일본 사가현으로 마음 치유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은 지난해 1월 경북 문경시 신기동 공장화재 현장에서 화재진압 활동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아버지 김종희님과 어머니 이보경님을 포함해 총 10가족 17명의 부모님이 참여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티웨이항공 기내에서는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방송과 함께 한 소방관이 부모님께 전하는 음성편지가 공개됐다.
해당 음성편지는 LG유플러스의 기술지원으로 고 김수광 소방장의 음성을 복원해 제작됐다.
음성 편지에서 고 김 소방장은 “엄마! 아빠! 잘 지내셨어요? 저 수광이예요. 갑자기 제 목소리가 들려서 놀라셨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엄마 아빠가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가신다고 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깜짝 편지를 써봐요. 제가 가족의 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네요”라며 “제가 떠난 후로 매일매일 슬픔에 빠져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도 아프고 걱정도 많았어요. 아마 지금 엄마 아빠의 곁에 계신 다른 소방관의 부모님들도 비슷한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계실거예요”라고 했다.
또 “하지만 엄마, 아빠! 그리고 제 동료 소방관들의 부모님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용감했던 소방관이었잖아요”라며 “오랜만의 여행이니까 자식들 생각은 잊으시고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다 오세요. 부모님들의 눈부신 외출이 더 눈부시도록 마음의 짐도 내려놓으세요”라고 했다.
1년 여 만에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같은 아픔을 가진 부모님들은 서로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훔쳤고, 기내에 있던 다른 승객들도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 따뜻한 박수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일본 공항에 도착한 뒤 가족들은 또 한 번 놀랐다.
고 김수광 소방장과 함께 근무했던 양영수 소방경(경북소방본부 구미소방서 옥계119안전센터장)이 우연히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후배의 목소리를 들은 양 소방경은 “비행 내내 함께 울었다. 이렇게 뵐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며 고 김 소방장 부모님의 두 손을 꼭 잡고 끌어안았다.
해당 영상은 14일 소방청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고, 게사 하루 만에 통합 조회수 1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영상을 접한 이들은 “횡단보도 신호 기다리다 갑자기 눈물이 흘러서 사연 있는 사람이 됐다” “엄마! 아빠! 하자마자 눈물이 났다”며 댓글로 공감을 표했다.
또한 “소방관분들 응원하다” “부디 그곳에선 평안하시길 바란다”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순직 소방관 부모님들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2025 눈부신 외출’ 전체 이야기는 다음달 소방청 유튜브 공식채널 ‘소방청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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