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인애이블퓨전 이사회의장(CSO)은 14일 대전 연구소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주역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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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애이블퓨전은 국내 1호 핵융합 스타트업으로, 재작년 12월에 설립되었다. 이경수 CSO는 국제공동핵융합실험로(ITER) 사무차장과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전략책임자(CSO)직을 맡고 있으며, 최두환 전 포스코DX 대표가 CEO(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인애이블퓨전은 그동안 확보한 국제 활동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핵융합 장치 건설 요구와 국내 제조업체를 연결해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 등 7개국이 참여해 프랑스에 핵융합 실증로인 ITER를 건설하고 있지만, 완공 일정은 당초 올해에서 2033년 이후로 지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소형 핵융합로를 테스트베드로 건설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은 2050년대 이후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핵융합 분야에서는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등장하며, 상용화 시점을 2040년대로 앞당기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 우주 사업에 뛰어들어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통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시대를 열었듯, 핵융합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전 세계 50여 개의 스타트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경수 의장은 “우리나라는 1995년 ‘국가 핵융합 연구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본격적으로 핵융합 연구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KSTAR(핵융합연구장치)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면서, “계획에 따르면 50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제 2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 역할은 기업이 해야 하며,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최신 기술이 결합되어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융합 분야에서는 실험로 온도 제어 등의 문제가 존재하는데, AI와 로보틱스가 기반이 돼야 한다. 최근 중국의 생성형 AI인 딥시크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며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것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경수 의장은 “핵융합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AI 연구자들과 협력해 핵융합 분야에 AI를 응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애이블퓨전은 설립 당시 150억원 규모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으며, 연내 중동,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펀드를 통해 1억 달러(약 14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거물들과 후속 투자를 논의 중이며, 연내 1억 달러 규모의 해외 투자가 성사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경수 의장은 “국제 수요와 국내 역량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며, 핵융합을 통해 첫 전기 생산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연구개발(R&D)에 정부 세금이 사용되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세금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