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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트럼프식 이민정책…EU, 역외 추방센터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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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6.02 15:16:21

출국 명령 받은 이민자 제 3국으로 추방
불응 땐 복지·취업 허가 박탈하고 과태료
재정 악화·유권자 반발에 강경 이민 정책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유럽연합(EU)이 역외 불법 이민자 추방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유럽 주요국에서 반이민 기류가 확산한데 따른 것으로, 난민 처리를 외주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럽연합기.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1일(현지시간) 망명 신청을 거부당하거나 출국 명령을 받은 이민자를 본국이나 경유 국가가 아닌 임의로 정한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 규정에 합의했다. EU 회원국이 제3국과 협정을 맺어 EU 외부에 추방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법안은 유럽의회와 EU 회원국의 공식 승인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발효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이민자를 본국이나 연고가 확인된 국가로만 송환할 수 있었으나, 새 제도에서는 이 조건이 삭제된다. 아동을 동반한 가족도 송환 대상에 포함되며,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만 대상에서 제외된다.

EU 이민당국의 송환 절차에 불응하는 이민자는 복지 혜택 및 취업 허가 박탈, 과태료, 입국 금지 등 조치를 당할 수 있으며, 벌금형이나 징역형 등 형사 처벌도 받을 수 있다. EU 이민 당국은 안보 위협이 되거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이민자를 최장 30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다.

한 때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들을 받아들였던 유럽이 강경 이민 정책 기조로 돌아선 것은 재정 악화와 유권자 반발에 시달리는 국가가 늘면서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 각 국가에서 추방 명령을 받더라도 실제로 출국하는 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70% 이상의 불법 이민자들이 해당 국가에 불법 체류하는 것이다.

마그누스 브루너 EU 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는 EU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 즉 누가 들어오고 누가 떠나야 하는지를 우리가 통제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U의 역외 송환 센터 설립은 미국이 엘살바도르와 적도기니 등 제 3국으로 불법 이민자를 보내는 것과 유사한 방법이다. 소지품 압수, 미성년자 구금, 생체정보 수집, 가택 수색 등까지 가능하다는 점도 미국의 이민세관집행국(ICE)의 급습과 유사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짚었다.

WP는 “제3국에 난민 수용 시설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는 한때 반이민 또는 반이슬람 강경 우파의 주요 관심사였지만, 이제 주류 담론으로 스며들고 있다”며 “이민자에 대한 강경 여론이 도널드 트럼프식 이민 정책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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