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중 금은 47억 9000만달러, 1.2%를 차지하고 있다. 금 가격은 한은이 사들일 당시 가격으로 계산된 것으로, 최근 시세를 반영하면 비중은 2.1%로 커진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총 90톤(t)의 금을 매입하면서 104.4t으로 보유량이 늘어난 이후 유지되고 있다. 금 보유량 순위(연말 기준)는 2013년 세계 32위에서 2021년 말 34위, 2022년 말 36위, 지난해에는 38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값이 오르면 ‘한은은 왜 금을 더 사 놓지 않았느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엔 높은 가격에도 수요가 줄지 않자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한은도 금 보유량을 적극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은이 금을 전략자산으로 삼아 그 보유 비중을 최소 5%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즉각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브릭스 국가 중 특히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를 위해 미국 국채 비중을 축소하면서 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미·중 간 화폐전쟁이 재점화되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 추가 매입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대외지급준비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위기 시 국가 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바로 써야 하는 자금인 만큼, 안전하고 상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의 경우 △높은 변동성에 비해 장기수익률이 주식 등 다른 자산에 비해 낮고 △주식과 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적어 현금화에 용이하지 않으며 △미 국채 수익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분산투자 관점에서도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외환보유액의 특성상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우선시 해야 하고, 장기적인 투자 자산으로의 매력도는 주식과 채권에 비해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금은 자산 보유로 인해 이자나 배당과 같은 수익 대신 보관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와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존 입방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